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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작은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2008년에는 이상하게시리 궁뎅이가 무거워서 어딜 쏘다니는 예전 버릇이 많이 사라졌는데 오랫만에 무거운 몸을 움직여봤다. 거창하게 먼 곳은 아니고 전철 타고 갈 수 있는 가까운 작은 수목원에 해가 뉘엇뉘엇 떨어지는 시간에 가서 소복하게 쌓여있는 낙엽을 밟으면서 새삼스럽게 가을을 즐겨봤다. 작년에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카메라들고 근처 공원이나 안양천 산책을 종종했었는데 올해는 이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그래서 더 소중했던 시간. 이 가을은 내게 참 소중한걸 많이 선사해주는구나. 이런 가을의 풍경들 이 가을에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거
2008.11.24 -
축제
금요일, 토요일은 학교 축제 기간이었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축제라는 것이 전혀 없는 이상한 학교라서 고등학교 축제경험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교사로서 경험하는게 처음이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축제에 대한 환상같은건 없다. 대학교에서의 축제도 별 대단한것 없이 결국 술파티로 끝나버리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고등학교 축제라고 별거 있겠냐는 생각이고 내가 경험한 지난 두번의 축제도 역시 내 예상대로 별거 없었고 올해 세번째로 경험하는 축제도 사실 내 예상과는 별반 다를바 없었다. 근데 묘하게도 3번의 축제에서 내가 느낀 감정이 묘하게 비슷했다. 축제 전날에는 2학기 학부모 진로상담이 있는 날이라 오전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상담과 함께 축제준비에 들어갔다. 난 농구부를 맡고 있는데 3:3 농구대회를 주최하..
2008.11.03 -
당신은 여유시간에 뭘 하십니까
직업적 특성상 퇴근이 빠른 편이다. 아침 7시 조금 전에 집을 나서서 학교일 모두 마치고 바로 퇴근하면 4시반이면 집에 올 수 있다. 일찍 퇴근한다는건 즉 일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집에 일찍 오면 무척이나 졸리고 피곤하다. 오늘도 집에 5시 10분전쯤에 들어와서 출출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냉장고를 뒤적거리며 대충 빵을 먹고 나서 6시에 시작하는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내 방바닥에 누웠다 잠을 깨보니 어느새 시간은 8시. 어무이가 밥먹으라고 깨워서 잠에서 깨자마자 저녁을 먹고 다시 컴퓨터앞에 앉아 어제 다운받아놓았던 패떴을 보고 서핑 잠깐 깨작깨작거리니 어느새 시간은 11시. 퇴근후 집에 와서 알차게 보낼수도 있었던 시간을 이렇게 보내버렸네 생각해보면 이렇게 편하게편하게 사는 것도 꽤 오래 된..
2008.10.21 -
멋진 하루
화려한 볼거리와 강한! 스토리로 시선을 끌고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고, 잔잔하고 소소한 이야기들로 공감을 이끌면서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배트맨-다크나이트라면 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어제 보았던 멋진 하루였다. 소위 "예술영화"라는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는 지극히 단순한 인간인지라,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면 자주 졸기 마련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퇴근해서, 알뜰하게 쿠폰을 사용해서 저녁을 맛나게 먹고 월급날 기념으로 집에 가져갈 빵을 사고 여유있게 영화를 기다리다 본 그런 멋진 하루에 본 영화라 더 눈에 잘 들어왔나? 영화속에서 두 사람은 하룻동안 참 많은 동네들을 이동한다. 마치 현대자동차 ..
2008.09.26 -
한가한 시간들
8월초에 포스팅한 이후에 9월말이 다되어가는 지금에서야 포스팅이라니 너무나도 뜸했구나. 반성반성 사진에서처럼 참 한가한 2학기를 보내고 있다. 수업준비때문에 가끔 바쁘곤 하지만 애초에 천성이 그리 바쁘지 않고 느긋한 사람이라서 특별히 스트레스 안 받으면서 니나노니나노 잘 지낸다. 오늘은 2학기 중간고사 문제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편한 마음으로 컴퓨터로 야구를 보면서 최근에 찍었던 사진을 정리하는 중 나란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것같아도 다시 뒤돌아보면 꾸준히 변하고 있다. 문제라면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게 하나둘씩 늘어난다는것! 운전이 익숙해지면서 자꾸 차를 가지고 다니고 싶어한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거야 뭐 문제겠냐만은 차를 가지고 다니다보니까 음악을 듣는 시간도 줄어들고 걷는 시간도 줄어들고 책을 읽..
2008.09.24 -
나의 여름날
1. 가족들과 함께 조촐한 휴가를 보냈다. 정말 조촐하게 다 같이 양평집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온것이다. 누나랑 매형이 약국을 운영하기때문에 약국이 쉬는 일요일을 이용해서 다녀왔다. 토요일 밤에 집에서 출발해서 양평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아침부터 온 집안을 청소하고 정리한 후에 아부지 산소에 다녀왔다가 작년 이맘때쯤 아부지랑 왔다고 하는 옥천의 숨겨진 맛집에서 냉면을 먹고 다시 양평집으로 돌아와 삼겹살을 구워먹고 밤 11시에 길을 나서 월요일로 가는 새벽1시에 집으로 돌아온 간략한 일정 아부지가 떠나신지도 벌써 3달이 지나고 있다. 불과 6개월전에는 아부지 병원과 집을 왔다갔다하며 극도로 피폐한 삶을 살았었고, 1년전에도 아부지는 병원에 계셨었다. 그리고 지금은 평온한 여름밤. 라디오를 틀어놓고 예전에..
200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