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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나날들
지난 주 금요일에 발생한 사안으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계속 학교에서는 폭풍의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완벽하고 실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빈틈없는 내가 간만에 실수를 했더니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팍팍 파고들어 사건은 나날이 확장일로를 걷고 있다. 교장과 오랫만에 헤어드라이토크도 하고, 수업하는 한시간동안 계속 훌쩍거리고 우는 우리반 남자아이도 있고, 교감과의 상담에서 엉엉 우는 우리반 남자아이도 있고, 수시로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전화와, 자기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하는 학부모의 전화까지 복잡하고 난감하며 다양한 경험을 계속 하고 있다. 그래도 뭐 별 걱정은 없다. 오늘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부장샘이 그러더라. 샘은 별로 잘못한것도 없네. 별 걱정말고 샘 긍적적이니까 잘 할거야. 그지? 그럼 당근이지. 누가 ..
2009.11.04 -
가을날, 우리동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산중턱에 있었다. 학교 오른편으로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면 바로 논이 있었고, 학교가 일찍 끝난 토요일 오후에는 학교 뒷산을 따라 잠자리를 잡으러 갔고, 겨울에는 꽁꽁 얼어있는 논바닥에서 돌을 던져 얼음구멍을 만들며 놀곤 했다. 학교뒤가 바로 산이다보니 1년에 두번 가는 소풍은 늘 학교 뒷산으로 갔다. 소풍간다고 준비해온 도시락을 한손에 들고 학교 뒷산으로 10분정도 걸어가면 산 중턱에 널찍한 공터가 있었고, 학년별,반별로 나눠앉아 도시락을 먹고 학교에서 준비한 행사들을 했었다. 행사라 하면 주로 반별 장기자랑, 같이 온 부모님과 함께하는 이인삼각 달리기나 여타 행사등을 했었다. 그래도 학교가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6년동안 내내 같은 곳을 갈수는 없었기에 5,6학년쯤에는 학교 뒷산은 ..
2009.10.31 -
오늘 하늘
오늘 하늘은 참 맑았다. 어젯밤에 그리도 천둥번개가 시끄럽더니, 그 바람속에 같이 따라온 맑고 찬 공기가 하늘을 다 덮어버려서 오늘 낮에는 참 맑고 깨끗하고 그리고 서늘한 하늘이 펼쳐졌다. 이번에 학교 예산으로 구입한 내 평생 처음 쓰는 아빠백통 테스트할겸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하늘을 찍어봤다 어제, 오늘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밥을 사주기로 한 우리반 아이들 두명과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과거 취업시절의 이야기를 자랑삼아 떠들었다. 우리반 아이가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쌤처럼 되요?" 간단한 질문이지만 사실 이 말은 어떻게 하면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고 잘 살 수 있어요? 라는 질문과 같은 질문이다. 이것만 하면 반드시 된다~ 라는 이야기들은 사실 뻥이라는걸 듣는 사람들은 모두..
2009.10.17 -
나만의 색깔
1. 내 사진을 보면 뭔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나만의 색깔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이 만드는 예술이니 당연히 찍은 사람의 개성이 나타나는게 정상이겠지만, 그렇다면 나만의 색깔이라는건 대체 어떤건지 궁금해졌다. 남들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특징인데 정작 본인은 모르는 그 특징. 생각해보면 내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같은 질문을 했던것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니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인간이냐고. 늘 그렇게 물어봤지만, 그래서 여러가지 대답을 들었지만 한번도 속시원한 대답을 들어본 적은 없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그건 결국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남들에게 의견을 구할 시간보다 몇배 더 많은 시간을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데 들여야 하는데 ..
2009.10.06 -
2009. 9. 28. 신도림역
해지는 가을 신도림역의 풍경. (나는 시험기간이라 일찍 퇴근해서 낮잠자고 여친님과의 데이트를 위해서 다시 나온거지만) 퇴근길에 지친 사람들과, 그리고 서서히 짧아지고 있는 우리의 가을을 보내며.
2009.09.29 -
2009 여름방학 : 남도여행과 제주하이킹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5주간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있는 밤이다. 내일부터는 또 정신없이 달려야할 2학기. 5주동안 굵직한 두개의 스케쥴을 소화했다. 여친님과 함께하는 남도여행과 학교 샘들과 같이 달리는 제주 하이킹.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여행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참 좋은 여행이었다.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오늘은 일단 맛뵈기로 몇장의 사진만 올려놓아야지. 여행이란건 모름지기 이렇게 두고두고 기억하면서 일상에 지쳤을때 기운을 얻는게 쵝오! 1. 남도여행 사진의 반토막이 지금 여친님의 노트북에 있기에 뒷토막에서 몇장만 추려본다. 2. 느긋하게 떠났던 제주도 하이킹 사진도 맛뵈기로~!
2009.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