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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건드리는 몇가지
심플하고 무던하고 덤덤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런 나를 자극시켜 감정을 흔들어 뭔가 글을 끄적거리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최근에는 공교롭게도 그런 몇가지 요소들이 동시에 나타났다.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사용기&팁 게시판에 암투병중인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난 후 느낀 점을 연재 형식으로 덤덤하게 적어내려간 글이 올라왔다. 덤덤할 수 없는 사건을 그렇게 덤덤하고 꼼꼼하게 적어놓아서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건 2008년. 내가 29살이었다. 엄마는 2014년. 내가 35살이었다. 두번의 암투병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그 경험이 게시글에 그대로 녹아 있어서 안쓰럽고, 또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그 기억에 맘에 편치 않았다. 그때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미쳐 기록하지 못했던 수많은 사건이나 상황들을..
2020.10.28 -
2019 가을
#자출 2019년은 지금까지 어느 해보다도 자전거를 많이 타는 해다.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월천을 올해는 6월부터 계속 하고 있다. 연마일리지 10000km는 여유있게 넘길 수 있을 듯.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이용한 최단거리로 자출하면 편도 14km인데 조금 돌아가는 25km코스를 애용하면서 하루에 자출만 해도 50km를 탈 수 있다. 한달에 빕을 입고 정식으로 타는 라이딩은 한 두번에 불과한데도 월천을 달성하는 비결. 비오는 날을 제외하면 자출을 빼먹지 않는다. 체력 증진이라는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실제로 자출이 가장 쾌적하고 편리한 출근수단이기때문에. 차로 출근하면 운전하는 아침에 엄청 졸리고 출근해서도 컨디션이 별로다. 길이 막히는 상황에 따라 도착시간도 달라지는데 비오는 월요일의 경우에는 1시간이 ..
2019.10.31 -
2019 여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오늘 밤. 창문을 열고 잠을 잘것같다. 돈 벌어서 이런데나 써야지 어디다 쓰냐 는 생각으로 에어컨을 밤새도록 맘껏 틀고 살았기때문에. 오늘은 창문을 열었더니 뒷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이 끝나가는걸 날씨가 귀신같이 알아챘나보다. 지난주 금요일에 개학을 했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2학기의 시작이다. 3주짜리 초스몰 사이즈 방학이었지만 아주 알차게 보냈던것같다. 방학하자마자 2주동안 제주도에서 신나게 놀고 자전거도 신나게 타고 돌아와서는 말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뒹굴거리며 보내다 어느새 이렇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여름방학을 마무리하고 있으니. 이렇게 채워놓은 에너지로 남은 2019도 힘차게 신나게 행복하게 gogo
2019.08.18 -
2004년과 2019년
오랫만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요즘 내 창작욕을 자극시켜 인스타에 #오늘의사진 을 계속 올리게 만드는 사서 선생님과의 대화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도 홈페이지-블로그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생각난 김에 오랫만에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 학교에서 근무한 이후로는 업데이트가 뜸해졌지만 한때 매일 하나씩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2004년은 내 병역특례 3년차 시기인데 군대로 치면 말년이라 일은 줄고 시간은 많아서 매일매일 꼬박꼬박 일기처럼 글을 적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이랑 크게 달라지지 않은것같다. 여전히 사진을 찍고,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여전히 한량처럼 지내고 있으니. 그래도 그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것도 많겠지. 그 사이에 수많은 새로운 카메라와 새로운 자전거를 바꿨고 결혼도 했고 ..
2019.06.21 -
2019년의 봄과 여름 사이
쓴다 쓴다 쓴다 쓴다 말은 참 열심히 해놓고 아니 말도 안 하고 속으로 생각만 했었나보다. 그렇게 묵혀놓은 생각들은 어느새 시간앞에 사그라드는 낙엽처럼 없어져버리는게 너무 싫어져서 문득 이렇게 다시 끄적거림 다시 한번 시작해볼까?
2019.06.20 -
펑펑
어제는 펑펑 눈이 내렸다. 유난히도 춥다고 하던 올 겨울추위에 비해서 눈다운 눈은 몇번 못 본것같은데 어제는 정말 펑펑 눈이 왔다.습기를 잔뜩 머금고 내린 촉촉한 눈때문에 여기저기 눈사람도 많이 생기고걸을때마다 뽀득뽀득거리는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제대로 눈. 오늘은 펑펑 울었다 서핑하다 우연히 본 예전 인간극장. 아빠를 암으로 보내고 엄마도 암투병중이라 병수발을 들고 있는 19살 여자아이의 이야기.다큐멘터리 배경으로 나오는 병원은 성가병원 호스피스 병동이었다. 아빠가 마지막에 계셨던 그곳.방송에 나오는 병실 안 풍경은 예전과 그대로였다.코에 호흡기를 끼고 있는 환자의 모습과간병인 의자에 앉아 손을 같이 잡고 고개를 숙이고 훌쩍이는 모습까지. 떠나간 아빠, 엄마가 요즘들어 자꾸자꾸 생각이 났는데 ..
201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