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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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벌써 2년이 지났다. 2년전 이맘때쯤 암투병을 오래 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2008년 아부지도 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셨으니 내 과거를 기억하는 부모님이 세상에 더이상 없다는건 참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2년전 오늘 마왕이 죽었다.고등학교때부터 마왕의 음악을 많이 듣곤 했었는데 나도 내가 이렇게 마왕을 많이 좋아하는지는 몰랐다.사망 소식을 듣고 교실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계속 흘러서 결국 운동장으로 나왔다밖에 나오면 그칠줄 알았는데 계속 눈물이 나와 한참을 그렇게 밖에 있었다. 내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시간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느낌.과거의 나를 지탱하는 큰 기둥들이 다 사라지고 나만 혼자 남아있는 그 막막함. 사라지고 더이상 볼수 없는 것들에대한 먹먹함. 2..
2016.10.27 -
오랫만에
내 생각에 이 블로그에서 최근 5년동안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오랫만에" 가 아닐까 싶다. ㅎㅎ 가장 최근 글은 딱 1년전 이맘때.매년 글 열심히 써야지~ 라는 다짐하는 글을 1년에 한번씩 남기고 실천에 옮기지는 않다가언젠가부터는 그 다짐마저 귀찮아서 안하는자연스러운 폐업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요즘 갑자기 마음에 공허함에 찾아오며 내 인생에 지나간 시간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하염없이 생각하다그래도 어떤 의미라도 부여하려면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다시 이렇게 끄적여본다. 오늘은 토요일. 당직근무가 토요일에 걸려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학교를 지키고 있다고요한 학교에서 1시간에 한번씩 순찰만 돌면 되는 일이라 업무의 난이도는 최하. 몸도 찌뿌둥하고 마침 학교 체육관 열쇠도 있어서 체육관에 가서 오랫만..
2016.06.11 -
어느새 여름
매일매일 정해진 일상을 반복하다보니벚꽃과 함께 했던 봄은 어느새 떠나버렸고장미와 함께 여름이 왔고, 여름의 알리미 장미도 이제 다 떨어지고 있구나. 매년 봄마다 나라에 큰 일이 생겨서 마음이 뒤숭숭한 요즘그래도 이 순간이 참 좋았다는 기억을 남겨놓고 싶어수업이 잔뜩 남은 금요일 아침 상쾌하게 자출하고 나서 끄적여본다, 다들 잘 살고 있나? 봅시다 쫌.
2015.06.12 -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참 오랫동안 끄적거림을 안하고 있다.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도 오래 지나다보면 어느새 큰 우물을 가득채우고 넘치게 만들듯이내 머리속의 기억들도 창고속에 차곡차곡 계속 쌓이고만 있네.아무리 큰 우물이라도 결국은 넘치게 되어 있으니 내 머리속의 기억도 이제 넘칠때도 된것같은데한번 멈춰버린 펜은 다시 굴리기가 참 어려운것같다. 그러는 사이에 인생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쏜살같이 지나가고분명 나는 그때 참 행복했고, 또 그때 참 힘들었는데 마치 아무것도 없었던것처럼 희미해진다.이런게 싫어서 예전에는 참 열심히 끄적거리고 열심히 사진으로 남겨놨는데말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쌓여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그래서 오늘부터 시작해보기로. 오늘 알싸하게 추운 공기를 느끼다 올해 1월 군산 워크샵 다녀온 기억..
2014.12.26 -
비오는 아침
한참동안 비소식이 없다 이틀 연속으로 비가 내리니 참 반갑다. 보슬보슬 부슬부슬 내리는 비도 좋아하지만 장마비처럼 시원하게 솨아 하고 내리는게 더 좋다. 촤아 하는 비내리는 소리가 더 좋으니까. 이런저런 생활에 치이다보니 이렇게 순수하게 감정에 빠지는 일이 별로 없다. 그냥 모든 것에 무덤덤해지는것.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자연스레 아래로 흘러가는 물처럼 감정도 가만히 두면 자연스레 말라버린다.좀 더 많이 느끼고, 그리고 느끼걸 기록하고, 다른사람과 나누는 마음을 계속 까먹지 말아야겠다. 아쿠아슈즈 신고 물 고인 곳을 첨벙첨벙 걸어다니고 싶은 아침 9시 반.
2014.06.03 -
점심 산책
햇빛이 한참 뜨거운 점심시간. 이어폰 꽂고 카메라 하나 덜렁 매고 점심 산책을 나가본다. 예전 5D에 비해 이번에 새로 바꾼 (이번이라고 하기엔 벌써 사용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가는) a7은 무게가 가볍다. 무게가 가벼운만큼 사진을 찍는 마음도 좀 더 가벼워진다. 약간의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29도의 뜨거운 공기와 함께한 5월의 점심시간.
201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