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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일상도 일상이 된다
평소에 잘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가슴벌렁벌렁한 일도 자꾸 반복되다보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다. 아부지가 병원에 계신지도 벌써 2달이 넘어가고 있고, 위독한 상태에 빠진 적도 있지만 요즘은 다시 좀 괜찮아지셔서 가벼운 운동도 하고 그러신다. 일주일에 2-3번은 병원에서 어무이랑 같이 자고, 나머지 날들은 집에 가서 자는 생활이지만 이것도 어느덧 일상이 되어 버린것같다. 누군가의 죽음이란 늘 슬플 수 밖에 없는 일인것같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본 거북이 멤버 터틀맨의 죽음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 곁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고. 원래 존재했던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이미 사라질 것임을 알고있지만 그래도 그 사라짐은 쉽게 용납할 수 없는 것인가보다. 가지고 있던 물건도 사라지면 은근히 속상한데, 눈..
2008.04.03 -
일상
1. 아부지, 어무이가 40여일만에 집에 오셨다. 병원에 계속 계시다 며칠간 외출을 나오신것. 며칠동안 맛있는 것이라도 많이 드시고 편하게 계시면 좋을텐데 그마저도 잘 못하신다. 예전에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고 오지랖넓게 온동네 대소사에 다 관여하던 그 양반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몸조차 가누기 힘들고 식사도 힘들어하신다. 원래는 오늘까지 집에서 쉬시다 월요일에 병원에 다시 들어가실 예정이었는데 상태가 안 좋으셔서 오늘 다시 병원으로 가셨다. 차에 자리가 없어서 나는 같이 병원에 못 가고 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내려갔다. 거울을 봤다. 아부지랑 나랑은 참 많이 닮았다. 대개의 아들들이 그렇듯이 우리 부자도 썩 좋은 관계는 아니다. 평소에 대화라곤 공통관심사인 야구 이야기일뿐, 그 이외에는 많은 대..
2008.03.16 -
시간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사흘이 가고 나흘이 가며 삶은 흐르고 마음도 흐르고 시간도 흐른다. 시간이라는 놈은 참 친절해서 감정을 쉽게 잊혀지게 만들고, 또 참 무서운 놈이라서 감정을 쉽게 잊혀지게 만든다. 사랑이었는지 기억이 안 날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정말 사랑이 아니었다고 생각할까. 그래도 이제는 떠나보낼 시간. 어두운 저 길 너머에 있는 이제는 지나버린 내 시간들아. 이제는 안녕.
2008.03.09 -
나날들
텅빈채로 두달을 보내며 어느새 겨울방학은 끝나가고 있다. 방학이 끝날때쯤에는 늘 이렇게 허무하고 아까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한것같다. 하긴 싱가폴-말레이시아 여행 다녀온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한게 없다. 아무것도 한게 없으면서 머리속으로는 참 많은 것을 한 두달. 참 많은 것. 어제 다녀온 동문회는 참 오랫만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많과 왁자지껄한 곳은 피하게 되었다. 묘하게 기분이 다운되는 증상은 이번에는 없었는데, 듣기 싫은 질문과 대답하기 싫은 질문때문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질문한 사람들 탓은 아니지. 모르고 질문하는데 무슨 죄가 있으랴. 술도 몇 잔 안하고 집에 오는 길은 너무 추웠다. 토요일에는 그렇게 따뜻하더니 일요일은 참 추웠다. 역곡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2008.02.25 -
요즘에는
다른 건 다 필요없고 그냥 조용하고 맘에 드는 음악이 흐르는 편안한 자리가 있는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 하면서 니가 지금 처한 현실은 이러이러하니 이렇게 하는게 좋지 않겠냐 앞으로는 잘 될테니 지금은 열심히 잘 견뎌봐 이렇게 말해주는 시간으로만 가득 찼으면 좋겠다 소극적이고 비겁한 도망.
2008.02.18 -
2008년은 이제부터 시작일까요?
양력으로 시작한 2008년은 좋은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고, 사랑하는 사람은 많이 아픕니다. 음력으로 시작하는 2008년. 이제 새해가 진짜 시작되었다고 믿을랍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겠죠? 닫힌 문을 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