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

2004. 9. 10. 10:10daily

우리 회사는 3층에 있는데 나는 3층 화장실은 안 쓰고 4층 화장실을 이용한다.
건물 구조가 이상해서 화장실을 가려면 구불구불한 통로를 두번 90도 턴~ 하면 화장실이 나오는데
바닥도 우중충하고 꾸질꾸질한 파란색 타일에, 여기저기 뭔가 음험한 기운이 맴돌아서 맘에 안 들었다.
한번 호기심에 4층에 올라갔다가 거기 화장실은 미색의 깔끔한 타일에 청소도 3층보다 잘 해놓은걸 보고는
그때부터 줄곧 4층 화장실만 이용한다. 한 층 올라가는게 귀찮을것같기는 하지만
3층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거리나, 계단으로 한층 올라가서 4층 화장실까지 걷는 거리나 비슷하다
그리고 4층 화장실 가는 계단에는 이따시만한 큰 창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곳이 있어서 바람도 쐴수 있고...


오늘 화장실을 가는데, 그 이따시만한 창문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던 회사 동료분이 그런다. 4층 화장실 가냐고..
나는 4층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고 얘기했더니 자기는 3층 화장실이 더 좋더랜다..
4층은 너무 깔끔해서 불편하고, 3층은 지저분해서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될것같은 느낌이 든다고.

성격차이야~





내가 가는 동호회들을 보면. 사람들 제일 많은 slrclub에서는 언제나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정확히 표현하자만 서로의 의견교환이 조용조용히, 나긋나긋하게 이루어지면 토론일테고
서로 흥분해서 언성 높여가며 인신공격 나오고 그러면 싸움일테지만...)

나는 거의 항상 그런 상황에서 구경하는 쪽이다. 어느 한쪽 편에 서서 그쪽의 생각에 동감하며 같은 목소리를 외치는건 질색.
이런 식의 글로 오가는 토론같은 경우에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고 말하면
상대방에게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다르게 생각하냐?" 는 투의 말로 들리게 된다.
어렸을때부터 올바른 토론 문화를 배우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사람들 개개인의 성격차이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토론이 제대로 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나부터도 토론이 가능한 사람인지는 장담할 수 없으니.


얘기하고 싶으면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