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7. 23:20ㆍdaily
생각해보면 매일매일 다를게 없다. 매일 같은 시간에 울리는 알람소리에 잠을 깨서 아침을 먹고, 출근해서 수업을 하고 퇴근해서 운동을 살짝 하고 집에 가서 씻고 잠드는 일상의 반복. 그렇게 하루,일주일,한달,일년이 지나 나이를 먹어가고 인생을 보낸다. 이런 일상이 의미가 있는건 단순한 생활의 나열 사이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추억의 조각들때문이겠지. 애초에 내가 사진을 찍었던 근본적인 목적. 내 일상의 작은 추억들의 기록. 4월이 다 가고 봄날도 이제 바이바이 인사를 건내는 시점에 4월에 찍은 사진을 다시 훑어보면서 4월에 만난 사람들, 만난 공기들에 감사인사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또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해줬으니까.
2007년 3월 21일부터 내 곁을 지키던 5D가 맛이 가버렸다. 그것도 벚꽃이 한창 절정이던 봄날의 한가운데에. 고질적인 미러 떨어짐증상으로 센터에 일주일동안 맡겼다가 찾아오는 길에 반가운 마음에 찍어본 사진들. 주인이 그리 깔끔하고 꼼꼼한 편이 아니라 많이 신경써주지 않는데도 혼자서 꿋꿋이 자기 역할을 다 하는 내 카메라. AS를 다녀와서 청소용액의 알코올 냄새가 살짝 풍기는 깔끔한 얼굴로 만나니 더 반가웠다. 이제 2만2천컷을 넘겼는데 앞으로도 10만컷을 채울때까지 잘 지내봅시다 친구~
한달동안 나를 참 많이 도와줬던 교생선생님이 가셨다. 4주간의 실습을 끝내며 우리반 43명의 아이들에게는 하나씩 따로따로 이름을 새겨서 구운 쿠키와 편지를 선물로 줬고, 또 한달동안 남겼던 사진들을 가지고 이런 멋진 영상들을 남겨놓았다.
교사는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져서 그냥 무덤덤하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사람을 떠나보내기만 한것같다. 교생선생님이 가시면서 한달동안을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잊고 있었던 만남과 이별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애초에 자상하고 착한 성격이 못되어 교생선생님처럼 상냥하게 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다음에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원할게요. 교생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