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1주일
2009. 4. 14. 23:08ㆍdaily
2009, 여의도
지난주 4월 7일 화요일. 여친님과 1주년을 기념하여 여의도 강가에서 맛나게 저녁을 먹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을 걸었다. 이상하게 인연이 닿지 않아서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겨우 보게 됐네. 밤중이고 아직 활짝 피진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참 많았고, 나름 꽃향기도 나는 좋은 시간.
그리고 오늘 4월 14일 화요일. 일주일이 흘렀다. 계절을 사람으로 친다면 지난 1주일은 성장이 가장 왕성해서 키가 1년에 10센치미터가 넘게 크던 내 중학교 시절과 같았다. 따뜻한 날씨에 어느순간 벚꽃은 활짝 피었고, 그리고 바람이 살짝 불더니 벚꽃은 어느순간 비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보통은 차례차례 피던 봄꽃들도 한꺼번에 모두 꽃망울을 터트리더니 어느새 꽃잎이 떨어지고 있네.
오후에 수업을 하며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교실이 서향이라 오후에는 계속 햇빛이 교실로 들어오는데 햇빛과 함께 봄바람이 살짝 밀려들어온다. 살짝 꽃잎도 밀려들어오면서 그렇게 봄이 큰 발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가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이라도 훌쩍 나가서 바깥을 한껏 걷고 싶은 오후였었는데 이노무 궁뎅이는 왜 그리 쉽게 띄어지지 않는지.
하루하루가 달랐던 1주일이 가고 나니 이제 봄은 1주일간의 뜨거웠던 흔적만을 남기고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것같다. 한참 열심히 사진을 찍으려고 맘먹는 순간 카메라가 고장나는 바람에 수리를 맡겨서 결국 눈으로만 가득 풍경들을 담았지만 그래도 이 뜨거웠던 1주일을 꼭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