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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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벌써 2년이 지났다. 2년전 이맘때쯤 암투병을 오래 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2008년 아부지도 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셨으니 내 과거를 기억하는 부모님이 세상에 더이상 없다는건 참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2년전 오늘 마왕이 죽었다.고등학교때부터 마왕의 음악을 많이 듣곤 했었는데 나도 내가 이렇게 마왕을 많이 좋아하는지는 몰랐다.사망 소식을 듣고 교실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계속 흘러서 결국 운동장으로 나왔다밖에 나오면 그칠줄 알았는데 계속 눈물이 나와 한참을 그렇게 밖에 있었다. 내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시간이 송두리째 사라지는 느낌.과거의 나를 지탱하는 큰 기둥들이 다 사라지고 나만 혼자 남아있는 그 막막함. 사라지고 더이상 볼수 없는 것들에대한 먹먹함. 2..
2016.10.27 -
오랫만에
내 생각에 이 블로그에서 최근 5년동안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오랫만에" 가 아닐까 싶다. ㅎㅎ 가장 최근 글은 딱 1년전 이맘때.매년 글 열심히 써야지~ 라는 다짐하는 글을 1년에 한번씩 남기고 실천에 옮기지는 않다가언젠가부터는 그 다짐마저 귀찮아서 안하는자연스러운 폐업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요즘 갑자기 마음에 공허함에 찾아오며 내 인생에 지나간 시간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하염없이 생각하다그래도 어떤 의미라도 부여하려면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다시 이렇게 끄적여본다. 오늘은 토요일. 당직근무가 토요일에 걸려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학교를 지키고 있다고요한 학교에서 1시간에 한번씩 순찰만 돌면 되는 일이라 업무의 난이도는 최하. 몸도 찌뿌둥하고 마침 학교 체육관 열쇠도 있어서 체육관에 가서 오랫만..
2016.06.11 -
어느새 여름
매일매일 정해진 일상을 반복하다보니벚꽃과 함께 했던 봄은 어느새 떠나버렸고장미와 함께 여름이 왔고, 여름의 알리미 장미도 이제 다 떨어지고 있구나. 매년 봄마다 나라에 큰 일이 생겨서 마음이 뒤숭숭한 요즘그래도 이 순간이 참 좋았다는 기억을 남겨놓고 싶어수업이 잔뜩 남은 금요일 아침 상쾌하게 자출하고 나서 끄적여본다, 다들 잘 살고 있나? 봅시다 쫌.
2015.06.12 -
그 많던 꽃은 어느새 떨어지고
봄인지 여름인지 모를 이상기온으로 모든 꽃이 경쟁하듯잉 서로 피던 4월이 거의 다 지나고 이제 5월을 앞둔 날.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싱그러운 초록색 이파리들이 참 보기 좋다.계절은 봄이나 마음은 아직 늦겨울 어디쯤에 머물러 있네. 다시 편찮으신 어무이. 그리고 큰 사건사고. 그래도 이제 곧 사라질 봄을 잘 보내줘야겠다. 그리고 내년 봄에는 유하랑, 그리고 유하 동생이랑 이렇게 네가족이 다시 환하게 피어있는 꽃구경을 해야지.
2014.04.24 -
불현듯, 갑자기, 소소하게, 생뚱맞게
불현듯 갑자기 잠들어 있던 내 블로그를 깨우기로 했다. 그동안 스쳐지나갔던 많은 순간이나 생각들을 그렇게 흘려버리고 나니 남아있는건 아무 의미없는 늘어나는 숫자들뿐이라, 이제부터라도 다시 기록해보기로 했다. (정말 오랫만에 로그인했나보다. 로그인하자 마자 반기는건 휴면 계정 알림 메시지 헉) 소소하게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놓고 싶은 마음. 내가 사진을 계속 찍은 이유일거다. 또한 소소하게 지나가는 일상을 사진이나 글로 남겨놓는 것은 뼈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내 기록에 대한 욕망때문일거다. 그동안 욕망은 있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었다. 마음속에만 차곡차곡 쌓여가고 배출되지 않는 마음의 변비? 교사 생활을 한지 8년째.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수업의 내용도 8년의 시간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저 내..
2013.10.25 -
봄이 기다려진다
참 길고 길었던 겨울이 이제 슬슬 끝을 보이는것같다. 어젯밤에 자전거를 타고 맞은 한강의 밤바람도 그렇고 오늘 혼자 터벅 터벅 걸어온 저녁의 강남거리도 그렇고. 겨울이라 답답했던건 이 지독한 추위와 폭설도 있고. 한창 즐겁게 타고 다니는 내 자전거가 발이 묶인 탓도 있고 오랜 치료과정이 이제 슬슬 끝나가지만 아직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엄마의 항암치료탓도 있겠지. 검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뒤로 하고 지하철 타러 걸어가는 길. 때마침 이어폰으로 버스커버스커의 봄 앨범이 흘러나온다. 그래. 곧 봄이야. 유하랑 엄마랑 손잡고 얼렁 꽃구경가고싶다.
2013.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