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자전거 타다 동태될뻔 했다..

2001. 12. 15. 01:44daily

일어나니 1시... 점심 대충 차려먹고..집보다가 집을 나서다


내일 있을 하이킹에 상봉에서 시작되는데.. 집에서 상봉까지 자전거타고 가서 다시 거기서 대성리까지 가기는 좀 무리고.
그렇다고 아침에 전철에 자전거를 들고 타기에는 조금 쪽팔리고..
그리고 한참동안 자전거를 안타서 오랫만에 몸도 풀겸...학교까지 타고 가서 학교에 자전거 두고 가기로 했따..

그러나 문제는 오늘이 무지무지 추운 날이었다는거지.....
집에서 나갈때.. 잠바 앞도 열어놓고.. 걍..장갑 하나만 달란 끼고..나갔는데..
조금 타다보니 오오.. 주금인데~ 잠바..앞을 여미고.. 잠바 뒤에 달린 모자를 둘러쓰고.....
그렇게 출발하는데..처음에는 의욕만 앞선 나머지 오버페이스....게다가 따뜻한 곳에 있따가
갑자기 찬바람을 한꺼번에 맞으니 머리까지 아파오는 바람에... 학교까지 가는 길에 20프로 정도 왔을때.
최악의 상태... 그치만 돌아갈수는 없고 해서 걍..달리기로 결정하고 계속 페달을 밟다...

전체 여정의 50프로에 해당하는 여의도에 도착했을때.. 컨디션이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오고..
한강 고수부지에서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노래도 실컷 불러재끼면서..신나게 달리다..

그러나 전체 여정의 80프로 소화한... 한남대교 근처쯤에 오자.. 발이 너무너무 시리다..
중간에 한번 쉬어줬어야 하는데 여의도에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안쉬고 계속 달렸더니.
역시 몸에 무리가 온 모양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발을 열심히 주물러봐도..찬바람때문에..으으으..
발바닥에 열을 내려고 제자리에서 막 뛰어보고..그래도 별로 소용은 없고... 걍 다시 가기로 결정...

집에서 출발한 시간은 4시였는데... 5시 반쯤 되니깐.. 해도 지고.. 점점 기온이 내려가면서
낮에는 안 불던 바람도 조금씩조금씩 불기 시작하고..오오오..위기다.....
위기에는 힘을 집중해서 얼렁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힘을 내서..
겨우겨우 학교에 도착.. 보통때는 사범대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데 도저히 불가능해서..
의대앞에 자전거를 세워서 잠궈놓고.. 사대까지는 걸어 올라갔다..

으.. 발가락이 얼어서..제대로 걸을수가 없다.. 그리고 2시간 10분동안 거의 쉬지않고 계속 타는 바람에
종아리 근육도.. 으으.. 사범대까지 걸어올라가는 길.... 너무 괴로웠다....

겨우겨우 사범대에 도착해서.. 최대한 따뜻한 곳을 찾아서 캔커피 하나 뽑아서..손을 녹이고..
과방의 히터로 발을 녹이고..그렇게 한 30분을 하니깐.. 꽁꽁 얼었떤 몸이 겨우겨우 녹았다...
정말..동상 걸리는줄 알았다..으으으으;;;


그리곤.. 종강총회 구경하고.. 뭔가 엉성하게 얼렁뚱땅 넘기려는 태도가 맘에 안들긴 했으나.
뭐..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걍 얼렁뚱땅 넘어가자는 분위기에서 내가 뭐라 할수없는 노릇이고..하니..

그리곤 졸업생환송회.. 신기하군..졸업한다하니.. 나는 겨우 한학기.. 남기고 있으니 나도 멀지 않은 일이긴하군.
적당히 술먹고..적당히 떠들고..적당히 남들 떠드는거 구경하고

갑자기 급격히 컨디션이 안 좋아진다.. 자전거탈때는.. 손발 말고는 추위를 못 느꼈는데 좀 있으니..몸이 계속 으슬으슬..
몸이 안 좋으니 기분까지 덩달아 안 좋아진다....
걍 주위에서 떠드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고.. 그래도 꿋꿋하게 11시까지 견뎠구만....

술자리.
많은 걸 바라면 안되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술자리는 특히..

재미없는 술자리..
집에 옴..
컨디션 바닥을 김...
따뜻한 이불에서 책 보다 잘듯.
내일은 하이킹 가는 날.
김밥 싸고, 신나는 기분이면 좋으련만.
김밥은 커녕..내일 내 가방에는 생쌀이 들어가고..
화창한 날은 커녕.. 올들어 가장 추운 날..
그치만 머 어떠랴.. 사서 하는 고생.
이번 고생은 이만원짜리 고생...
10만원어치 고생 하고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