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끝자락

2006. 7. 24. 13:34daily

PDA를 쓴지 벌써 3년째다.  2003년 6월부터 내 PDA는 소설책, 이미지뷰어, 일정관리, 메모, 가계부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PDA라는 놈이 그럴싸해보이지만 의외로 적응하기 힘든 기계인데 나랑은 대충 잘 맞는 편인가보다. 애초에 중고로 산 놈이니 이제 4살쯤 되었으려나. 배터리가 슬슬 맛이 가려는 낌새를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쓸만하다. 새 집에 이사오고 지저분한 USB케이블을 정리하려고 연결을 안해두었다 어제에서야 연결을 해서 한달만에 씽크를 해두었다.


PDA 일정관리 프로그램으로 지리산을 검색했다. 2003년 여름, 2004년 여름이 나온다. 얼추 보니 다 비슷한 날짜. 7월 2*일. 올해도 떠난다. 비슷한 날짜. 오늘 밤 11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구례구로 떠난다.

매년 여름마다 등산을 간다. 지리산을 두번 연속으로 가고 작년에는 설악산을 다녀왔는데 산행의 묘미는 역시 설악산보다는 지리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계속 지리산으로 갈 생각이다. 5명의 멤버로 조촐하게 다녀오는 지리산.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다.

태풍이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다는데 과연 날씨가 어떨런지. 지리산 가면 한번쯤은 꼭 빗방울이 떨어지곤 했었다. 그래도 시원하게 한번 퍼붓고 지나가는 비를 맞으면 산행이 더 상쾌해졌던 기억. 나름대로 방수가 된다는 나의 세살짜리 등산화를 믿고 간다면 뭐 걱정할게 있겠나.

산행의 컨셉은 아주 가벼운 준비, 널럴한 일정이다. 왠만한 사람이면 다 갈 수 있는 널럴한 코스에 널럴한 일정으로 다녀온다. 정신없이 목적지만을 생각하며 걷는 산행은 내 체질에는 맞지 않아서 부지런히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걸어가는 일정으로 잡는다. 장비같은 경우에도 비박장비같은건 일체 가져가지 않고 최대한으로 짐을 줄여 가볍게 다녀오기. 산행하다 만나는 다른 분들중에 머리위에까지 배낭이 올라와있는걸 보면 내가 숨이 다 막힌다. 가볍게 살자.


며칠동안 집을 떠날때는 나는 늘 방을 청소해놓는다. 오랫만에 집에 돌아왔을때 깔끔하게 정리된 방을 보면 사뭇 더 기분이 좋으니까. 자 이제 1시 40분이니 슬슬 방정리를 시작해야겠다. 2006년의 여름방학의 시작. 상큼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