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끕끕해라

2005. 6. 30. 00:18daily

장마를 원래 잘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번 장마는 초장부터 폭우가 내리더니 며칠째 계속 장마다운 날씨다. 덕분에 하루종일 집에 있었음에도 몸이 살짝 끈적거리네. 이 습기많은 끈적함이라니. 싫고나. 요즘 종종 마음속으로 결심하는게 자전거 자주 타는건데 공교롭게도 장마때문에 또 한참 늦춰질것같다. 아 가는 날이 장날인가.


요 며칠 집에서 주로 한 일은 컴퓨터로 음악 틀어놓고 침대에 배깔고 누워서 책보기였다. 장마비가 내리는 오후에 비 안 들이치는 쪽 창문을 활짝 열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서 (가끔은 약간 서늘하기까지 한) 참 좋다. 뭐 그렇게 책 읽다가 가끔 잠이 오면 또 낮잠 살짝 자주는 그런 비오는 날 신선노름을 했다. 좋구나. 삶을 긍적적으로 바라봐야겠다.


사람이 너무 같은 생활, 비슷한 생활을 계속 하다보니 점점 생각의 창고가 바닥나는 것같다. 그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친구들을 많이 만나는 것을 생각해냈는데 장마때문에 그 의욕이 살짜쿵 꺾여 버렸다.

그래도 내일은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고 해서 만난다. 고등학교때 늘 같이 다니며 알게 모르게 참 많은 영향을 받았던 놈인데 대학가서는 자주 못 만났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를 참 싫어하고 그래서 고등학교 동창들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계속 만나는 몇 안되는 놈중 하나다. 한 2년만에 보는거니 좀 많이 변했을지도. 아니 안 변했을것같다. 그놈은 그런 놈이니...

내일 모레는 대학교 친구놈이 휴가를 나와서 만난다. 내또래 친구들중에 아직 군대를 해결하지 못한 놈이 참 드문데 내 주위에는 두명이나 있구나.


6월의 마지막 날의 0시다. 2005년이 반쪽나는 날이구나. 내일은 비는 오지 말고 지금처럼 바람만 시원하게 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