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하루가 짧아지고 있으니.이거야....쩝..

2001. 10. 31. 16:03daily

백수생활 네달에 몸이 완전하게 백수생활에 적응했나보다.

예전에 1,2학년때는 아침에 일어나는게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그냥 눈뜨면 그냥 이불밖으로 나가서 씻고, 정상생활을 했었는데
왜 요새는 이불속에서 나오기가 그리도 힘든건지..에구구...

아마 10월30일에도 늦게 난듯......
12시쯔음에 일어나서 배는 고픈데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빠가..같이 피자먹으러 가자구 해서 얼씨구나..하고 따라나서고...
종종 대방동에 사는 고모랑 같이 여의도에 있는 피자헛에 가서 해피데이세트를 드시기땜시.
나도 꼽살껴서 맛나게 얌얌..아싸..맛있다...

나중에 내가 40살이 넘는다면 과연 지금의 울아빠와 고모처럼 그렇게 친하게 지낼수 있을까...
지금의 나와 누나의 관계를 보면 별로 그럴것같지는 않은디..;;;;;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같이 자라면서 이것저것 같이한게 많은 아빠의 세대와
지금처럼 서로 다른 방쓰면서 그냥 아침저녁으로 보기만 하는 나는 분명히 다른게 있을거다.
게다가 유난히 내가 집에서 말도 별로 안하고 그러니깐..더욱더 그럴지도...

여의도에서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왠지 가을이라는 생각이 물씬 든다..
여의도에 거리에 심어져있는 많은 가로수들..이제 조금씩 노랗게 물들고, 조금씩 떨어지고 있으니..
청소부 아저씨는 벌써부터 열심히 낙엽을 쓸어담고 계시고 시간은 오후2시..따뜻한 햇볓..
그냥 마냥 걷기로 했다... 왠지 넓은 곳이 보고 싶어서 한강으로 갔다........
그러다 강건너까지 걸어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원효대교로 올라갔다.....
다리를 건너가는 내내.. 햇빛이 뒤에서 내리쬐는 바람에 등판이 따뜻하고, 조금은 더운  기분..참 묘한 기분이다..

강 한가운데에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 물의 출렁거림이 마치 포토샵의
어쩌구..저쩌구,,라는 텍스츄어매핑효과(?)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아 나 포토샵 별로 안 좋아하는디..;;;

한강다리를 오랫만에 걸어서 건너본것같다. 자전거를 타고 잠실대교랑 성수대교, 한강대교는 건너봤는데
원효대교를 건너는 것은 처음이었고, 걸어서 건너니.. 더욱 더 새로운 느낌

한강고수부지는 강의 양쪽에 다 있는데 63빌딩이 있는 쪽의 고수부지가 반대편에 비해서
훨씬 잘 조성되어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내가 자전거를 종종 타는 쪽은 물론 63빌딩쪽이고..길이 잘 되어 있으니..

이번에 걸어간건 반대편...
전철을 타고 한강철교를 건너 용산역으로 향하다보면 철교밑으로 보이는 그 고수부지.
비가 많이 온 후에 고수부지가 물에 잠기면 좀 길게 생긴 나무들이 그 윗가지들만 물위로
고개를 내밀고 나 아직 여기 살아있소...하고 손직하곤 했던 그 고수부지..

그곳에는 갈대숲도 있었다.. 무성하게 나있는 갈대들....
왠지 바람에 많이 시달려 조금은 시들한 모습에, 바람이 조금밖에 불지 않는데도 유난히 잘 흔들리는걸 보니
그동안 많이 시달린 모양이다..쯧쯧.. 조금 시들어있기도 하고..

물속에서 살아있다고 손흔들던 그 나무의 비결은.... 나무가 물에 휩쓸려 내려가지 않게 잘 묶어둔 것에 있었다
고수부지의 큰 나무들은 죄다 그렇게 땅바닥에 잘 묶여있었다.. 안전해서 좋겠따...

용산역으로 걸어가는 길...
왕십리로 향하는 국철을 타고 가다보면 작은 건널목을 지나가게 된다.
그 건널목으로 보이는 그 거리는 무지하게 꼬질꼬질한 거리.. 70-80년대의 골목의 분위기.
그 골목으로 걸어왔따. 중간에 두대의 전철이 지나가는 바람에 종이 딸랑딸랑 울리는 그 건널목에서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고 건너왔다..건널목...
새로운 기분이 든다.. 왠지....


그렇게 전철을 타고 학교에 가서는 조금 시간을 때운 후에
밥을 사주는 착한 후배를 만나서 맛있게 냠냠....
그리곤 디저트로 과일파르페... 흐음.. 파르페가 뭔지 처음 알았따..^^;;
사실 정확하게 뭔지 안건 아니고, 아무튼 파르페라는걸 처음 먹어봤으니........

홍대에 가서 필름을 맡겼따..오늘 한강에서 열심히 찍은 사진들.....
그리곤 행사해서 1000원에 파는 필름을 5통이나 사버렸다....
돈 2000원남았네..쩝..;;;;;;

집에 오는 길에 어제 발견한 오락실에서 오락 한판 해주고
만화방에 들러서 지뢰진 2권 빌려와서 집에 와서 열심히 보고..

하루가 간다.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