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해소법

2008. 12. 15. 18:31daily

2001, 왕십리



각자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거다. 나 같은 경우에는 먹는것. 평소에는 잘 안 그러는데 아주 가끔 이상하게 막 먹고 싶을때가 있다.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또 먹고 싶을때.

첫 담임을 했던 1년의 성과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요즘, 학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성적표 스트레스가 나를 또 엄습한다. 예상은 했던 부진한 성적이긴 하지만 예상은 예상이고 막상 성적표를 손에 쥐어들고 보면 기분이 나쁜건 어쩔 수 없다

성적표를 받고 나서 샘들과 바지말칼국수에 만두를 먹고, 따뜻하고 맑은 햇빛이 내려쬐는 오후에 일찌감치 집으로 간다. 분명을 밥먹고 바로 집에 가는 길인데 왠지 속이 출출하네. 여친님께 연락을 해봤으나 여친님은 스케쥴때문에 만나기 힘들고 그냥 집으로 간다

따뜻한 탄수화물 덩어리가 땡겨서 전철역 토스트가게에 서서 토스트를 하나 사서 후루루 먹는다. 아 좀 낫다.

그래도 뭔가 땡긴다. 역곡역에 내려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던킨이 눈에 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핫초코가 땡긴다. 새로 나온 초코홀릭이라는 메뉴를 시켜서 후루룩 마신다. 핫초코란 놈이 그리 뜨겁지 않고 웜초코인 탓에 술술 잘 들어간다. 홀랑 다 마셔버렸네

바지락칼국수, 만두, 토스트, 핫초코 한잔을 모두 뱃속에 집어넣으니 이제 좀 기분이 풀린다. 집에 와서 거실 쇼파에 누워 2살짜리 조카가 왔다갔다하는 가운데 낮잠 세시간을 잤다. 그리고 지금 더부룩한 속으로 글을 쓰고 있는 12월 15일 오후.


마음의 평화가 좀 더 필요하다. 여행이 필요한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