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2001. 10. 10. 00:58daily

기운이 빠진다...
뭔가 허무한 느낌..
쪼금 우울하기도 하고..
우연히 찾은 참 좋은 피아노 연주 음악이 나오는 사이트에 한참동안 머무르면서
한번 음악이 다 플레이되면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고..

오늘 하루
아침..비와 함께.. 일찍 일어나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따뜻한 마루에 누워 티비를 보다가 다시 잠들어버려 눈을 뜨니 12시
슬금슬금 학교로 가서 휴학전쟁..시작..
입대휴학으로 타협을 보고, 재직증명서를 떼어 오기로 했따...
물론..가짜..만들어야 한다...만들지머...

실습실에 올라갔다..
내가 지난번에 쓰려고 프로그램깔아놓은 컴퓨터 또 싹 밀렸다...
그냥 깨끗한 컴퓨터에서 서핑..서핑... 서핑..
아무 생각이 없어진듯..
휴학못한게 은근히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

도서관에 간다...책을 빌리러.....
오랫만이라는 느낌..언제나 친하지 않은 곳 도서관..
다행히 원하는 책을 찾아서 기분좋게 빠져나와..다시 실습실..
다시 허무..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우산을 들고 나왔다..
밖에는 빗줄기가 조금 굵어졌다...
오늘은 로모는 집에 모셔두고, 펜을 가져왔다. 한참동안 필름만 먹여놓고.. 건드리지 않아서
왠지 미안한 마음에..그리고 요새 필름이 서서히 끝을 보이기에 필름 아끼려고..후후..

사대앞에서 첫 사진을 찍을때 필름카운터는 2였다....
사대에서 인문대앞으로 가는 길.. 그리고 인문대에서 자연대를 거쳐 다시 사대로, 다시 HIT건물로.
다시 사대로 돌아오면서..한 40분... 그렇게 비오는 길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필름카운터를 보니 61.......

실습실로 돌아와..오랫만에 보는 나랑 같은 동지..휴학백수후배와 함께 밥먹으러 간다..
사대는 학교의 제일 꼭대기고, 식당은 학교의 입구.그러니깐 제일 밑이다..
정신없이 먹으러 가서 정신없이 달렸고... 정신없이 올라왔다..

과방에 앉아 잠시 쉬고... 가방을 가져와 책을 읽었다.
오랫만에 약간의 공부..오늘 빌린 책은 결국 실패... 너무 옛날 책이라 건질 내용이 없었다.

집에 가는 길..
비가 참 많이 온다..
가을비치곤 많이 온다는 뉴스의 이야기..
후두둑 거리는 소리가 맘에 든다
전철에서 국철을 기다린다..오랫만에 10분정도 기다렸다..
조금 더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비오는게 참 좋아서...

그리고 집에 오다..
끝..
그냥...그런 하루..
짧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