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요~~!!

2001. 10. 9. 02:37daily

그냥 새로운 카메라를 만나서 조금 신나기도 했으나...
찜찜한 일이 내내 가슴속에 남아 있어서..조금은 찝찝하기도 한 날...

오늘 드디어..결전의 날... 휴학신청을 하기 위해..일찍 일어나려 했으나.....
엄마가 안 깨워주셨따..흐흑.. 눈을 뜨니..9시반... 부엌에서는 설겆이 소리가 들리고.
황급히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니..설겆이중.....
엄마를 잘 설득해서 다시 아침을 대충 차려서 얻어먹은 후... 잽싸게 집을 나섰다..

학교가는 길에 이번에 새로 산 책을 읽었는데..책이 어찌나 좋던지.
계속 읽으면서 혼자서 키득키득..거렸다..썰렁한 전철에서 혼자 만화책도 아니고 그냥 책 읽으면서
키득거리는 나를 보면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흐음...

그러나..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교학과에 이야기를 해야하는디..12시면 교학과 사람들
죄다 점심먹으러 가기에..할수없이 1시까지 기다렸다.. 선배 밥먹는데 따라가서 구경하다 올라와서
과방에서 아이들과 잡다한 수다.. 책 읽기..

여유있게 1시 10분에 교학과에 가니... 교학과 휴학 담당하는 아줌마가..어디 가려고 가방을 싸고 있다.
휴학하러 왔다니깐....왜 이렇게 늦게 오냐면서.. 일단 휴학은 안되는걸로 알고 내일 다시 오란다..그것도 아침 10시에!! --;;;
아마도 일반휴학은 안된다는 소리인가보다.. 군휴학은 영장만 제출하면 언제나 가능하기때문에..
나의 내일 작전은 방산을 간다고 뻥을 치고 군휴학을 하는 것이다..잘 되어야 할텐데..

그렇게 휴학작전..또 실패하고 과방으로 터벅터벅 내려걸어가는데....가장 최악의 상황이 상상이 된다..

휴학을 못해서 4학년 2학기....시작한지 두달이 되도록 한번도 안 들어간 3개의 수업을 듣고..
어쩔수 없이 올해에 졸업을 하는....아~~
그리고나서는 졸업하면 바로 영장이 나오기때문에...어쩔수없이 방산을 가야하는..허헉..

이런 최악의 상황이라니....
내가 가장 꿈꾸던 편하게 놀면서 보낼수 있는 여유시간 1년이..홀라당 날아가버리는..

내일은 반드시!!!!! 성공하리라..
이글을 읽는 분들은..반드시!!!!! 화이팅 메세지를 남겨주시길..부디..^^;;;

그렇게 우울한 맘으로 과방에 앉아 다시 잡담모드... 임뉴와의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오랫만에 게임이야기와 만화이야기를 하면서... 디아블로, FSS, 마사루, 지뢰진..등등......
그럭저럭 시간을 죽이고 임뉴를 만나러 학교를 나선다..

학교..가을볕이 참 좋다..
아직 파란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과...오늘은 왠지 흐릿듯한 날씨에 낮게 깔린 구름들..
농구하는 사람들... 좋다.. 좋다..
한마다에서 난간에 올라가 높이 올라가 사진 한장 찰칵 찍어본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성신여대에..도착.. 여기는 늘 사람이 많다.. 머..여대앞이니 여자가 당연히 훨씬 더 많고..
그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아까 있었던 찜찜한 휴학 일과, 그리고 상쾌한 가을하늘을 교차편집시키면서..
기분을 업업시키려 노력중.....~~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한장씩 찰칵찰칵 찍으며 기분을 달래본다....
.....역시 단순하다..금방 까먹는다... 기분이 조금씩 업된다.....
문자 몇개 보내고 오는 답문 보면서 또..조금 업된다.. 그냥..재미있다..

그리곤..기다리던 롤라이35s를 만나는 시간..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아담한 사이즈에.. 반해버렸다... 사용법이 처음이라 낯설기는 하지만....
역시..예상했던대로......탐이 난다..흐흐흐흐..

언제나 맛있고 즐거운 얻어먹는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잡담....그리고 사진찍기 강의..-_-;;;;
사실 내가 아는게 뭐가 있다고 가르쳐주겠냐..만은..그래도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쬐끔 더 알기에.
그냥 대출 알고 있는 노출,셔터스피드,피사계심도, 초점맞추기,감도..이런거 설명해줬다..
에..한 30프로정도 이해한듯한 껌벅껌벅거리는 임뉴의 눈이었지만..30프로면 사진찍는데 충분하다는 생각으로..후후..

착한 박소양이 라치노에서 커피를 쏜다..아싸리..좋아라~~
두번째 오는 가게인데.. 의외로 친근하다... 좁디 좋은 가게의 면적때문인가...아니면 임뉴가 워낙에나
명예알바처럼 행세를 해서 그런건가.. 아무튼... 외외로 참 편안한 곳
거기서 이제 아까..열심히 고생고생하며 집어넣은 롤라이로 사진을 몇장..찰칵찰칵...
어째 노출계가 이상하다싶기는 하지만..뭐 어떠랴..무대뽀로..찰칵찰칵....

그리고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할까..생각하다...남산으로 결정하고 버스에 오르다...
가는 길에 한옥마을이 보이길래..잽싸게 내렸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괜히 좋아보여서..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옥집은 몇채 없고 공원 형식의 넓은 공간이 반긴다..얼쑤..좋다.
그리고 재미있었던건.. 입구에..한 로모그래퍼가 혼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20대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였는데.
괜히 친근함에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뭐라고 말할지 생각이 안나서 그냥 획..하구 지나갔다....

조금씩 어두워지는데 삼각대도 안가지고 가서..흔들림이 걱정되긴 했지만..그런 흔들리는 생활...
한두달도 아니고 이제 8달째가 되어가니..익숙하다는 자신감으로 여기저기 찍어댔다..
임뉴도..혼자 신나서 여기저기 찍어대는데..문제는 노출계가 동작을 안하기때문에 임의로 정하는 노출로 해야한다는것..
흐미..내가 아는 노출 수치는 맑은날 야외에서는 125*8정도로 해야한다는거... 이걸 바탕으로..
조금씩 응용하면서 가르쳐주는데 설상가상.. 임뉴의 롤라이는 1/2, 1/4, 1/15 가 안된다..재미있구만..헐헐..
그래도..상관없다..무대뽀로 이것저것 찍었다..

그곳에는 예전 신문에 나왔던 타임캡슐이 있었다..... 머..1000년후에 열거라는 그 타임캐슐..꽤나 폼나보였다....
임뉴는 그 위에 올라가서 글씨 확인하고 거만하게 사진 한장 찍고...흐음...지금 스캔중인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나의 연출사진..후후
타임캡슐로 들어가는 길에 참 인상적이었다..... 석굴처럼 해놓은 벽을 따라 꾸불꾸불 내려가면 나오는..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시상에 무슨 생각으로 나는 덜렁 서서 찍었는디..엄청 흔들렸을게다..

결국 그렇게 장님처럼 야간노출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필름 한통을 다 찍어버렸다.
물론 로모의 경우에는 노출에 대해서잘 알 필요가 없으니 괜찮지만 롤라이는..흐음..^^;;

그렇게 내려와선 이제..필름을 감고 빼려고 하는디..이런... 어떻게 감는지 모르는 일이..발생하다뉘..!!!
스풀링레버를 감는데..안 감긴다....괜히 힘으로 감다가는 뭔가 탈이 날까 무서워서..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옥마을 바로 앞이 충무로라 아무 현상소나 들어가서 아저씨보고 이거 혹시 감을줄 아냐니깐....
머..어려울게 있겠냐면서..도전하더니...결국은... 감기지도 않은 필름..괜히 뒷뚜껑만 열어서 빛만 새들어갔다..흐미..
그래서 다른 곳을 찾다보니.. 카메라수리점이 보인다..그리고 롤라이라고 쓰여있는 간판도..
그래서 들어가서 말을 하니..이런..그냥 힘을 쓰면 되는거였다..아~~~
이왕 간김에..노출계도 손을 보고.. 건전지 하나 바꾸니 간단히 해결..후후...
기분 좋게.. 가게를 나와서 필름 현상을 맡기고 저녁을 해결하고 현상된 필름을 찾아와서는..
시원한 배꺼트리기 산책.....그러다가 어찌하다보니..신촌으로 가기...
어찌하다보니 버스 정거장 지나쳐서 택시타고 가기.....흐음..쩌비..
그리고는 난 집으로 귀환..

오늘 워크맨에는 패닉 3집이 들어있었는데.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3집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
"미안해" 가 나온다...좋다...참 좋다...
노래를 다 듣고 싶어서 일부러 천천히 걸어간다.....................
쩝...너무 천천히 걸었따.-_-;;; 다음 노래까지 듣고 집에 갔다..^^

집에 와선 하나가득 쌓여있는 축하글을 보며..입 찢어져주고...^-------^;;
임뉴의 롤라이..스캔...어라... 첫롤인데..이렇게 많이 건지다니..하는 생각..그리고 욕심이 샘솟는구나..후후..
그리고 내 로모 스캔... 머..예상한대로의 사진이 나왔다..... 요새는 늘 그러니깐...잘 나올듯한 것들은
만족할만하게 나오고, 왠지 갸우뚱한 것들은 역시...그렇고..

아..긴 일기다..
내 로모 스캔은 이제 반 끝났다..에휴..
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