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2001. 4. 6. 01:27photo



LOMO LC-A, KODAK 100

아마도 눈이 오는 날이었을거다.. 이 사진을 찍을때는 분명 눈이었는데
찍어서 나온 사진을 보면 눈은 안 보이고 흔적만 남아있는게. 참 이상도하지.. 어디로 갔을까?

저 계단을 참 많이도 오르락내리락거렸는데, 새학기 처음 등교할때는 길고도 긴 계단이었지만
이제는 여유있게 두계단씩 성큼성큼 올라가면서 노래까지 따라부를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나도 왠만큼 적응이 된것같네.....

아주 멀리..국철을 타고 밤에 지나가다가도 이 계단은 또렷하게 보인다.
학교의 한 가운데에서 저 환한 조명을 받고 있는 저 계단..
그 위로 참 많은 것들이 흘러간것같다.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던 한마당...
늘 바라볼때마다 이뻐서..잡고만 싶던 하늘들.
그리고 시간들.. 계단을 따라서 흘러 내려간 시간들
그 흘러가는 물결속에 스르르 사라져 버린 나...

지금 라디오에서 이소라의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으음 제목이 맞나..--) 가 흘러 나오고 있다.
제목에 동감한다.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지금 이 화면. 이 모습으로 그대로 남아줬으면 참 좋겠다.
나만 변하고 나머지 모두는 지금의 좋은 모습 그대로...

촉촉하게 젖은 땅을 보니....
후훗.. 웃긴다........
나... 새로 생긴 별명....
베스트는 알거야..

촉촉하게 젖은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