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지 마세요

2004. 6. 1. 22:40good


삶에는 정답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 법정스님  


삶에서의 그 어떤 결정이라도
심지어 참으로 잘한 결정이거나,
너무 잘못한 결정일지라도,
정답이 될 수 있고, 오답도 될 수 있는 거지요.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정답을 찾아 끊임없이 헤매고 다니는 것이 습(習)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모두가 정답이 될 수도 있고
모두가 어느 정도 오답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지나온 삶을 돌이켜 후회를 한다는 것은
지난 삶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정답이 아니었다고 분별하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이 자리가 정확히 내 자리가 맞습니다.


결혼을 누구와 할까에 무슨 정답이 있을 것이며
대학을 어디를 갈까에 무슨 정답이 있겠고,
어느 직장에 취직할까에 무슨 정답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그때 그 대학에 입학했더라면
그때 또 그때... 한없이 삶의 오답을 찾아내려 하지 마세요.


정답, 오답 하고 나누는 것이
그 분별이 괴로움을 몰고 오는 것이지
우리 삶에는 그런 구분이란 애초부터 없다는 것을 알아야지요.
어느 길이든 정답 오답 나누어 정답인 것이 아니라,
그냥 그냥 다 받아들이면 그대로 정답인 것입니다.



------------------------------------------------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모든 일을 하기 전에 일단 검색을 해보는게 습관이 되었다
게다가 요즘 각종 지식인..들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이 흔히 갖는 궁금증들은 모두
검색 한번이면 해답이 나오는 세상이니..(흔히 갖지 않는 궁금증까지도....)
어떤 문제가 닥치면 으례 검색을 통해서 가장 올바른 해답을 찾아보려 하고
몇가지 나온 해답중에 가장 괜찮은 놈으로 골라서 고대로 한다. 그게 요즘이지


허나 삶에 있어 1+1 =2 인 정답이 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느 것이 완벽하게 딱 맞는 정답인 경우는 없는 상황이 훨씬 더 많다
그 순간에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정말 내가 원하는게 무엇이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 해야 함에도 나는 또 기계적으로 검색엔진을 돌려 정답을 검색하듯
가장 간결하고 가장 쉬운, 그리고 명확해보이는 정답을 골라서 그대로 행하기만 하는것같다


생각할 능력이 없던 사춘기 시절에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맘에 안 들고 속상하기만 해서 어쩔줄 몰랐다가
어느덧 쉽게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 이제는 해답만 찾으려 하고 있다
내 사고의 수준은 아직 사춘기시절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인가.
해답을 쉽게 찾는 방법은 이제 알았다. 해답을 내가 찾는 방법은 아직 알지 못했다.


시간의 흐름에 맡긴채 앞에 보이는 문제들만 폴짝폴짝 뛰어넘으면서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든 지금 이 시간까지 흘러왔는데
이제 슬슬 내가 "정답" 이 아닌 "내 답" 을 찾아야 할때가 아닐까 한다.
정답을 검색해서 그대로 했다 뜻대로 안되면 그건 검색엔진을 탓하겠지만
앞으로는 나를 탓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