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kon 2003..

2003. 1. 8. 22:16good



제목만 보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거다..그지?
이건 자전거...^^


자전거를 탄건 참 오래 되었드랬다.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 어린이용 자전거를 아빠가 사오셨다.
그때 처음 타본 자전거였는데 그냥 집앞 언덕위로 끌고 올라가서 밑으로 내려가니
그냥 가지길래...계속 탔다.^^;;

그 자전거는 훔쳐갔따...
집앞에 세워뒀는데 누가 집어갔다..별로 안 좋은거였는데....


두번째 자전거를 샀다...이번에도 역시 아빠가 사오셨다.
예전 어린이용 자전거는 아니고 연한 하늘색에 빨간색이 들어간...
어딘가 좀 엉성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자전거였다.. 그래도 어린이용만 타다 처음 탄 성인용(?) 자전거라
처음 탈때는 꽤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졌따..^^V

그 자전거로 참 많이 돌아다녔다.. 아마 자전거를 산게 중3땐가..고1때였던것같은데
부천시내 여기저기 자전거 타고 참 많이 돌아다녔다.
아침에 학교 갈때도 자전거 타고 바람사이를 스치며 가고..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애네...동네도 자전거로 스치듯 지나가기도 하고

집에서 뒹굴며 심심할때 가장 좋아하는 테입을 워크맨에 넣고 중동신도시에 있는 가장 외곽도로에 갔다.
그 앞에는 넓디 넓은 공터가 펼쳐져 있었고, 인적은 무척이나 드문 곳이었다.
거기 가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목청껏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난다. 목청껏..
신나게 목쉴때까지 소리치고 노래부르고 오면.온몸에 힘이 쭉 빠질때도 있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이 좀 힘들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를 반겨주는 참 좋은 곳이었다.

토요일... 학교 끝나고 80키로가 넘는 거구의 친구를 뒤에 태우고.. 자전거타고 30분 거리의 도서관까지 갔다
물론 명분은 공부지만.. 말이 공부지.. 자전거타고 가느라 땀나고 피곤하니..
시원한 음료수 마시고 한숨 잔 다음에 가방에 준비해간 만화책을 다 읽고..한숨 푹 자고 나서....
이제 공부 해볼까...하고 두시간정도 공부하고 그리곤 집에 갔따..^^V

대학 1학년때는..베스트네..집... 우리집에서 차타고 가면 1시간 걸리는 곳인데..
베스트가 보고 싶어서..1시간 자전거를 타고 걔네 집앞에 갔다... 처음 가는 길이었는데.
사회과부도에 붙어있는 수도권 지도를 한장 찢어서 가방에 넣고 무작정 갔다...
다행히도 잘 찾아가서 친구랑 조우하고 차한잔 마시고, 밥 먹고, 이야기하고 집에 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 12시가 가까워지는 어두워지는 시간에... 낯선 길을 달리는 느낌..
기억에 생생하네..


이 자전거도 도둑맞았다..
목욕탕 계단에 뒀는데 누가 들고 가버렸다.....
징한놈들.. 탄지 4-5년은 되서 녹슬고 허름했는데..-_-;;;;



세번째 자전거도 아버지가 사오셨다.
가격이 싼데서 사왔따고 하시면서..접는 자전거라고 무척이나 좋아하셨드랬다..
가격은 20만원이었고, 그정도 가격은 보통이었고, 접는 자전거는 별로 좋지 않았따..-_-;;

이 자전거는 대학 다닐때 많이 타고 다녔따.2학년때..
고등학교때 주로 부천시내에서만 탔었는데 이 자전거로는 활동반경을 넓혀서..
부천에서 왕십리까지 가고.. 잠실까지 가고.. 좀더 멀리 갔었따..
학교까지도 많이 가고. 친구들 집에도 자전거 타고 한번씩 가봐야지..라고 다짐했었는데
결국 다짐만 하고 이거타고 놀러간 친구집은 하나도 없다.^^;;

이 자전거로 전국 자전거 종주를 했따..
에..종주라고 해봐야..거창할건 없고..그냥 서울에서 출발해서 해남 땅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부비부비 달려간거였다. 후배 두명이랑 같이..
서울-천안-부여-정읍-광주-해남으로 이어지는 6일간의 자전거여행...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무작정 목적지까지만 가려는 무식한 생각덕택에...
자전거 탄것 말고는 기억나는 일이 별로 없지만..그래도 무작정, 무계획을 간 여행치고는
참 자아아알~ 다녀온 여행이었다.

이 자전거도 도둑맞았따..-_-;;;;
아..비참한 인생이여....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위에 도난당한 자전거.. 그 중 원인이 내게 있는건 하나도 없다.
죄다 아빠가 동네 한바퀴 돈다고 타고나서 제대로 안 챙겨서 훔쳐간거..우씨...




이제.
내가 돈을 벌어서 사고 싶은 때가 되니.
이제야..비로소 내가 원하는 자전거를 신중히 골라
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저 위에 있는 사진은 내가 사고싶어하는 자전거. 50만원 정도 한다.
무슨 자전거가 50만원이나 하냐고 묻겠지만...다 돈값은 합니다유..^^

지금은 당장 밥 먹을 돈도 없어서 꿈도 안 꾸고 있지만
봄이 되고 날이 따뜻해 질때쯤이면 내 주머니에도 저정도 돈은 모이리라는
턱없는 희망을 지니고..그냥 바라 보고 있다


언젠가는 갖고 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