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친구
2007. 3. 31. 01:24ㆍdaily
최근 몇년동안 10여번의 포맷을 거치면서도 즐겨찾기는 꼬박꼬박 백업을 해준덕에 즐겨찾기의 내용도 마찬가지로 나이를 같이 먹어가고 있다. 그래봐야 30개 남짓한 사이트가 전부라서 굳이 백업하지 않아도 다음에 그대로 즐겨찾기를 만들 수 있지만 그래도 소중한 것이니 따로 보관한다는 행위에 더 의미를 두는듯도 하다.
즐겨찾기의 폴더분류중에 "웹친구"라는 이름의 폴더가 있다. 그곳에 들어있는 사이트들은 내가 웹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을 거리낌없이 쉽게 편하게 만나던 2000년,2001년에 알게된 사이트들이 모여있다.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났던 런던사는 아줌마가 운영하는 사이트도 있고. 한번도 글을 쓰거나 리플을 남기진 않았지만 늘 눈팅만 하면서 주인장의 시선에 감탄하는 광고쟁이의 홈페이지도 있다.
오늘은 간만에 런던아줌마네 홈페이지에 놀러갔다가 그리운 음악을 듣고 무한반복모드로 띄워놓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 어느새 30을 바라보는 나이. 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가, 내 친구들이 모두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 사실이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돌이켜보면 작은 만남 하나하나가 사람에게 참 많은 영향을 주는 것같다. 웹친구들을 알아가던 그때 6년전, 7년전에 만난 사람들을 아직도 계속 만나고 있고, 정말 자주자주 만나서 친해진 게 아니라 얼굴은 몇년에 한번씩 보더라도 꾸준히 서로의 소식을 궁금해하고 홈페이지를 찾아가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깊어지는 관계. 그런게 있나보다.
밖에 비오네. 천둥번개도 쾅쾅 치고.
친구들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