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2005. 12. 14. 02:38daily

어제였나. 집에 오는 전철에서 술냄새를 풍기는 아저씨가 내 옆자리에 앉더니 혼자서 계속 뭐라고 중얼거린다.
얘기를 들어보니

"날씨가 너무 춥다.귀가 떨어질것 같다."
"원래 서울 날씨는 12월에 이렇게 춥지 않은데 미쳐가고 있는거다"
"대통령이 미치니까 날씨도 미쳤다."

이 이야기를 무한반복하신다. 혼자서 멍하니 허공을 보면서.
신촌역에서 탄것같은데 내가 내리는 신도림까지 계속 중얼거렸던것같다.
다른건 뭐 그렇다치고 마지막 대통령 운운하는 말이 참 재미있었다.
요즘 신문기사의 하단에 달리는 리플중 빠지지 않는게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 라는 리플이다.
처음에는 반노진영에서 달기 시작한 리플인데 하도 여기저기 별 상관도 없는 곳에서
노무현탓을 하다보니 어이가 없어 이제는 개그식으로 누구나 단다.
재미삼아 보는 리플놀이다.
재미있는 세상.



춥긴 한데, 냉랭하고 찬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드는것같기는 한데 썩 불쾌하지는 않다.
대학을 다니면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을 위한 새벽공부.
창밖을 보니 달빛이 환하다. 보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