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개학

2005. 9. 1. 13:59daily

나에게는 개강이며, 내 주위 많은 교사들에게는 아주 달갑지 않았을 개학이 왔다.
4학년 2학기라는 참으로 야시꾸리한 마지막 학기를 다니는 대학생이라는게 썩 달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8년을 끌어온 대학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단지 의지만 불태운다)

개강을 하고 수강신청한 수업에 들어가며 이 수업을 들을까 말까 고민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최대한 널럴하고 시간이 넉넉하게 남는 시간표를 짜려고 궁리중.
4학년을 봐주는 너그럽고 인자한 교수님이 계신 수업을 선호하고, 이미 내가 알고 있어서
특별히 새로 공부할 게 없는 과목을 선호하며, 아침 9시 수업을 기피한다.

돌이켜보니 내 대학생활이 늘 이랬구나 싶다. 언제나 최소한 주3파, 심할때는 주일파까지 가능했으니.
학교를 여유롭게 다니는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서 학점을 쉽게 채우고 얼렁 이 대학을 벗어나려 했었다.
꽤나 빡세보이지만 그래도 들어야 할것만 같다면서 전공수업을 들으려 하는 후배들을 보니 새삼 든 생각.



백수시절동안 용돈기입장으로만 사용했던 PDA가 다시 제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날그날 해야 할 일들이 몇가지씩 생기고, 이것저것 정리할것도 생기니 PDA가 요긴해진다.
벌써 3년째 같이 하는 놈인데 3년동안의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걸보면
뭔가 씁쓸한 느낌도 들고 한편으로는 뿌듯한 느낌도 들고 그런다.
마치 몇년동안 소중히 써내려간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랄까.


오늘 스케쥴은 네가지. 공덕동에 가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재발급받고, 신촌에 가서 백화점에 수리맡긴 가방을 찾고,
정릉에 가서 친구를 만나서,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볼거다.
9월이지만 아직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빨빨거리고 돌아댕기면 땀이 좀 나긴 하겠지만 살아있는 느낌도 나고 좋겠지.


안녕. 9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