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첫날
2005. 2. 19. 02:48ㆍdaily
오랜 메인몸 생활에서 벗어난 첫날, 적응을 못하고 낯설어 했다.
동생 졸업식이 있었는데 아침에 잠에 취해, 아니 이상한 나른함에 취해 시간을 보내다 결국 집에서 나가는 길에 졸업식 끝났다는 말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이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는데 그 알수없는 무기력감때문에 걍 집에 와서 혼자 라면을 끓여먹었다.
저녁에 어무이한테 욕좀 들어먹었다. 욕먹어도 싸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졸업식에 가본적이 한번도 없다. 동기들 대학 졸업했을때는 내가 회사를 다닐때라 못가고 그 이후로 늘 2월이면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한번도 갈수 없었다. 회사에서 벗어난 첫날이 딱 졸업식이었는데 이날 딱 이 징크스를 지워버렸으면 좋으련만. 나의 실수. 없는 돈이라도 긁어서 동생한테 맛난 밥이라도 사줘야 겠다.
ㅋㅋㅋ 갑자기 생각났네. 동생은 보통 술먹고 집에 오면 얼굴이 빨개지고 가족들이 묻는 말에는 대답을 안하고 바로 방에 들어가서 푹 쓰러져 자곤 하는데 오늘은 밤 11시쯤 왔다. 졸업식날이라 동기들이랑 찐하게 마시나 했더니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나보다. 그런데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는 뭘 뒤적뒤적거리더니 밖으로 나간다. 야 어디가냐.. 물어도 대답이 없네. 한 10분쯤 지나더니 얼굴에 상처가 난채로 얼굴은 빨개져서 올라온다. 나중에 보니 신었던 스타킹 무릎도 다 나갔다. 아마 계단 내려가다 제대로 넘어졌나보다. 나의 추측으로는 얘가 술이 취해서 누가 집앞까지 같이 왔는데 그냥 보내기 미안하니까 택시비라도 쥐어보내려고 돈 가지고 내려가다 계단에서 넘어졌나보다. 어무이는 왜 쓸데없니 술먹고 돌아다니다 넘어지고 그러냐고 얘를 다그쳤지만 얘는 꼭 술마신 날에는 말을 안하는 성질이라.
나는 그냥 그런 날도 있는거지 왜 그러냐고 동생 편을 들어준다. 사실 그런거 아냐. 술도 알딸딸하게 취했는데 자꾸 뭐라고 하면 짜증만 나지 누가 제대로 대답하겠어. 내 성격이 동생이랑 비슷한 면이 조금 있다보니 저 심정이 백분 이해가 갔다. 그리고 이 비슷한 무던무던한 성격의 오빠때문에 역시 무던무던한 성격의 내 동생은 나랑 늘 이만큼의 거리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선물대신 밥 사주면서 잡다한 수다나 떨어볼까. 친한 사람들이랑은 참 수다를 잘 떠는데 가족들이랑은 잘 안하는건 참 바보같은 짓이야. 알면서도 못하는건 조금 더 바보..
오늘 읽은 책에서, 그리고 친구랑 얘기하는 중에, 저녁에 읽은 신문기사에 계속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정신적 외상. 3-6세사이에 사람 성격의 95%가 형성된다는 이야기. 어렸을적 생긴 트라우마는 평생 짋어지고 가야할 짐이라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대해 관심이 커진다. 나를 알아가는 건 다른 수많은 지식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인데 늘 소홀하다.
오늘 읽은 책에서도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사소한 일에 혼자 발끈하면서 괜히 짜증이 확 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그런 의도로 말한게 아니고, 그렇게 짜증을 낼만한 일이 아님에도 무언가가 내 성미를 그렇게 확 긁는건지. 결국은 그 짜증때문에 일이 필요없이 커지고 나빠져서 수습하느라 한참을 고생한다. 사람이 짜증나면 이성적인 능력이 팍 떨어지는 바람에 자기가 잘못했음에도 계속 짜증만 부리고 사과는 안하고 물러서지 않는 바보같은 짓을 참 많이 하니말이다.
알면 고치라고.
동생 졸업식이 있었는데 아침에 잠에 취해, 아니 이상한 나른함에 취해 시간을 보내다 결국 집에서 나가는 길에 졸업식 끝났다는 말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이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는데 그 알수없는 무기력감때문에 걍 집에 와서 혼자 라면을 끓여먹었다.
저녁에 어무이한테 욕좀 들어먹었다. 욕먹어도 싸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졸업식에 가본적이 한번도 없다. 동기들 대학 졸업했을때는 내가 회사를 다닐때라 못가고 그 이후로 늘 2월이면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한번도 갈수 없었다. 회사에서 벗어난 첫날이 딱 졸업식이었는데 이날 딱 이 징크스를 지워버렸으면 좋으련만. 나의 실수. 없는 돈이라도 긁어서 동생한테 맛난 밥이라도 사줘야 겠다.
ㅋㅋㅋ 갑자기 생각났네. 동생은 보통 술먹고 집에 오면 얼굴이 빨개지고 가족들이 묻는 말에는 대답을 안하고 바로 방에 들어가서 푹 쓰러져 자곤 하는데 오늘은 밤 11시쯤 왔다. 졸업식날이라 동기들이랑 찐하게 마시나 했더니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나보다. 그런데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는 뭘 뒤적뒤적거리더니 밖으로 나간다. 야 어디가냐.. 물어도 대답이 없네. 한 10분쯤 지나더니 얼굴에 상처가 난채로 얼굴은 빨개져서 올라온다. 나중에 보니 신었던 스타킹 무릎도 다 나갔다. 아마 계단 내려가다 제대로 넘어졌나보다. 나의 추측으로는 얘가 술이 취해서 누가 집앞까지 같이 왔는데 그냥 보내기 미안하니까 택시비라도 쥐어보내려고 돈 가지고 내려가다 계단에서 넘어졌나보다. 어무이는 왜 쓸데없니 술먹고 돌아다니다 넘어지고 그러냐고 얘를 다그쳤지만 얘는 꼭 술마신 날에는 말을 안하는 성질이라.
나는 그냥 그런 날도 있는거지 왜 그러냐고 동생 편을 들어준다. 사실 그런거 아냐. 술도 알딸딸하게 취했는데 자꾸 뭐라고 하면 짜증만 나지 누가 제대로 대답하겠어. 내 성격이 동생이랑 비슷한 면이 조금 있다보니 저 심정이 백분 이해가 갔다. 그리고 이 비슷한 무던무던한 성격의 오빠때문에 역시 무던무던한 성격의 내 동생은 나랑 늘 이만큼의 거리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선물대신 밥 사주면서 잡다한 수다나 떨어볼까. 친한 사람들이랑은 참 수다를 잘 떠는데 가족들이랑은 잘 안하는건 참 바보같은 짓이야. 알면서도 못하는건 조금 더 바보..
오늘 읽은 책에서, 그리고 친구랑 얘기하는 중에, 저녁에 읽은 신문기사에 계속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정신적 외상. 3-6세사이에 사람 성격의 95%가 형성된다는 이야기. 어렸을적 생긴 트라우마는 평생 짋어지고 가야할 짐이라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대해 관심이 커진다. 나를 알아가는 건 다른 수많은 지식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인데 늘 소홀하다.
오늘 읽은 책에서도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사소한 일에 혼자 발끈하면서 괜히 짜증이 확 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그런 의도로 말한게 아니고, 그렇게 짜증을 낼만한 일이 아님에도 무언가가 내 성미를 그렇게 확 긁는건지. 결국은 그 짜증때문에 일이 필요없이 커지고 나빠져서 수습하느라 한참을 고생한다. 사람이 짜증나면 이성적인 능력이 팍 떨어지는 바람에 자기가 잘못했음에도 계속 짜증만 부리고 사과는 안하고 물러서지 않는 바보같은 짓을 참 많이 하니말이다.
알면 고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