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후라이

2003. 9. 29. 00:01daily

토요일, 일요일 다 집에 일찍 일찍 들어와서 저녁을 냠냠 먹었다
오늘은 점심때 일어나 아무도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일요일 오후 두시. 나른하게 보여주는 야구중계를 보며
낮잠을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 이것저것 하고.

엄마를 졸라 밤 9시반에 새 밥을 해서
따끈따끈한 밥에 김치, 깍두기, 순무, 깻잎, 콩나물국, 그리고 계란후라이!
이렇게 해서 냠냠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엄마를 한번 더 졸라 계란후라이 하나 더 얻어먹고
밥 반공기 더 퍼서 쩝쩝쩝 먹었다.
내가 한 것보다 역쉬 엄마가 한게 훨씬 더 맛있고
밖에서 먹는 밥보다 엄마가 차려준 밥이 백배 천배 더 맛있다.



가끔 주위에 많은 선상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아이들은 꽤나 사는 것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내심 부러워하곤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내 경우에는 사람과의 만남이나 이런 것보다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0과 1사이의 논리적인 일, 내 머리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그런 일들인데
학교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들.
물론 당사자들에게 그런 작은 부대낌이나 시련, 사건같은 것들이 짜증나는 일일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그렇게 해서 감정을 가진 나를 건드리는건.. 참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메마름을 버리려면
더 열심히 사진 찍고 더 열심히 음악도 듣고, 즐겁게 영화도 보고
또 그냥 마냥 보기만 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그래야겠지


오늘 저녁
방에서 컴퓨터질하다가 창밖을 보니 초승달이 덩그라니 떠 있더라
방 구석에 처박혀있는 삼각대를 꺼내고 카메라를 잽싸게 설치하고
밖으로 나가서 초승달 사진 5장을 찍다
해는 떨어지고 여운만 남아있는 불그스레한 하늘에 떠있는 초승달이 맘에 들더라구

암.
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