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후염
2007. 11. 27. 18:54ㆍdaily
2007, The Bar
어제 퇴근하고 병원에 갔다. 일주일에 넘게 컬컬하고 시린 목을 치료하기 위해 학교 근처 이비인후과에 들렀다. 병원에는 감기걸린 아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시간이 5시가 살짝 넘어서 다들 학교 다녀왔다 엄마 손잡고 같이 왔나보다.
생각해보니 병원에 온게 얼마만인지도 기억이 잘 안 나네. 20대에는 병원이라는 곳에를 제대로 간 기억이 거의 없구나. 귀랑 발가락때문에 한번 씩 간 것 이외에는 없네. 병원이랑 거리가 멀다는게 좋은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을거다. 걍 튼튼하겠지~ 건강하겠지~ 하면서 방치하는 상태랄까. 옳지 않아~
암튼 순서를 기다려 진찰을 받았다. 침 삼킬때마다 목이 아프다. 담배는 안 핀다. 일주일 정도 되었다는 보고를 한 후에 입을 벌리고 휘이휘이 한번 쳐다보고선 진단이 나왔다. 간단한 치료를 받고 약을 들고 집으로 나왔다. 병원비와 약값을 합쳐서 6000원이구나.
나의 병명은 인.후.염. 편도선에 상처가 난거란다. 음식은 차갑게 먹고, 매운 건 피하란다. 생각해보니 의사의 충고와는 정반대로 했다. 목이 컬컬하고 감기기운이 있는것같아서 뜨끈뜨끈 얼큰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고 집에서도 뜨끈뜨끈한 국물을 많이 찾았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잘 낫지 않았나. 쩝
인후염이 있는 교사는 집에 오는 전철에서 한 학생을 보았다. 썰렁한 전철에 앉아 있는 한 여학생. 한 손에는 붕어빵 한 봉지를 들고 있었다. 혼자서 붕어빵 한 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리곤 하나씩 먹기 시작하네. 처음에는 그냥 그랬는데 볼때마다 너무나도 열심히 먹더라. 구로에서 역곡까지 타고 오는 6분여동안 그 아이는 붕어빵을 7개인가를 먹었다. 너무나도 열심히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하면서.
해가 떠있는 오후에 퇴근하면 늘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 병원에서 인후염이라는 진찰을 받고, 붕어빵을 열심히 먹는 소녀를 만나고 집에 오는 길은 좀 더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건 무슨 기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