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기간동안

2002. 2. 12. 02:39daily

과연 얼마나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할지 궁금하기는 한데
아마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할것같다.
밤에는 4-5시까지 안 자다가.. 잠들면 오후에 일어나고
일어나서는 어슬렁어슬렁..

그래도 이 생활에 꽤나 만족하는 편이다..
며칠밖에 누릴수 없는 그런생활이니깐..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로 오후에 일어나서 점심먹고 나가서는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바람을 헤치며 돌아다닌 하루였지만.. 이런 하루가 참 소중하다는 생각..새삼 들면서.
시간이라는거..결국 내가 즐겁게 즐기면 잘 되는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오후에..점심먹고..오늘은 뭘 할까 생각하다가..
어제 찍은 필름들이 죄다 한 롤을 못 채우고 2/3, 1/2 이렇게 찍은거라..그거 다 찍어야지..하는 마음에.
다시 나갈채비를 하고 문을 나섰는데.. 오늘도 또 하나를 빼먹었따...
어제는 지갑을 빼먹었는데 오늘은 건전지....;; 가방에 넣는다고 책상위에 올려놓고는 또 깜박..

어쩔수없이 그건 걍 포기하고 전철에서 다시 사고..  전철에 탔다.
썰렁하고 사람 거의 없는 빨간 의자의 성북행 전철...
어제는 경인선의 종점..인천역까지 갔으니깐 오늘은 그 반대편 종점..의정부까지 가볼까..하다가..
그래도 나의 영원한 단골손님은 종로다.. 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목적지를 종로로 삼았다..

오전에는(에..엄밀히는 오전은 아니고..걍 내가 일어난 1시 언저리.ㅋㅋㅋ) 날이 흐려서 사진찍으러 가기 싫었는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데...덩달아 내 기분까지 한참 업되고~얼쑤~
전철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햇살을 받는 그 기분.. 맨날 출근하려고 타는 전철과 여유있게 즐기며 타는 전철은
참 많이도 다른 느낌이었따.. 만쉐이~

종로라 해도 종로가 꽤나 넓은 곳이라 보통때는 영풍문고, 교보문고 근처와 시청역근처..명동...
그정도 지역을 주로 돌아다니는데 오늘은 좀 방향을 바꿔서 조계사쪽으로 걸어가다가 경복궁쪽으로 가서
삼청동길을 따라 걷다가 정독도서관을 지나 주욱 걸어서 창덕궁까지 걸어갔다..
거기서 어디로 갈까 고민 잠깐 해주고는 종로3가전철역에서 국철을 잡아타고..잠시 언 몸을 녹이고
용산역에 내려서 한강고수부지까지 해지는거 찍으러갔다가..
기껏 갔더니만 해가 홀랑 저버리는 바람에 다시 용산역으로 와 집으로..


바람이 참 많이 분다..
모자를 쓰고 올걸..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만큼..마구마구 휘몰아치는 바람...
날은 참 밝은데.. 하늘에 구름도 없고 경쾌하고 좋은데.. 바람까지 시원스레 부니깐.
참..거리며.. 길이며. 사람이며..모두 맑은 느낌....
연휴라 거리에 사람도 없고.. 그냥 혼자 맘편히 걸어다니면서 사진 많이 찍은것같다..

그냥..그냥..이렇게 살아도 좋을거라는 생각..잠시 했었고.
추위에.. 옷의 단추를 모두 잠그고..내 온기로 내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외부의 냉기에 이겨나가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그랬네..

집에와서는
돌아다닌 피곤함에 저녁잠 자고
미술관옆동물원 시청해주고....
옛날 영화지만...참 대사 하나하나가 좋은 영화...
사람들이 마음은 변하는게 없어서 그런건가...
여전히 동감하는 내용들이 많은걸보면..


늦었네.
내일은 설날
복받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