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긴 춥네

2001. 12. 24. 01:29daily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봤을때
내가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 칭한다면
내 고향은 서울.. 거기서도 서울옆 바로 앞에 있는 목영자 산부인과
그리고 부모님이 태어나서 줄곧 사셨던 그리고 명절에 찾아가는 곳을 고향이라 한다면
내 고향은 양평.. 엄마는 양평읍.. 아빠는 서종면.. 양수리 근처..

오늘은 그.. 후자의 고향쪽으로 가봤다.
겸사겸사..해서 능내....
예전에 1학년때 우연히 발견한 엠티장소..
민박집도 별로 없지만 그냥..한강가에..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민박집 옆으로 지나가는 기차소리..
너무 고왔던 가을의 단풍.. 그런게 기억나는곳

어제밤에 5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뭘 하다가 그 시간까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아무튼..그 시간까지 있다 자니.
일어나니 12시 넘었고...슬슬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

혼자 가기는 좀 쓸쓸해서 몇명 연락했으나. 절묘한 타이밍으로 문자 씹히고 하는 바람에
걍..혼자 청량리역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능내로...
예전에 두번 가본적이 있고, 방송도 친절하게 나와서 가뿐하게 내리고..

양평은..
서울보다
춥다... 꽤 많이..
예전에 팔당댐이 생기기전에는 한강때문에 더 추웠다고 하는데
댐이 생긴 이후에도 여전히 지역적인 특성인지 아무튼..춥다......
버스에서 내리니..공기가 싸늘한게..으미..너무 춥네..

예전에 묵었던 민박집을 가보니 이제는 민박을 하지 않는 분위기.
집앞에 가니 괜히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자꾸 시비를 걸면서 월월 짖어댄다..
조용히 한대 패주고 싶었지만..참고 묵묵히 걸어서..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실감하며 이리저리 산책....

무척이나 쓸쓸한 동네다.....
사진을 찍으려고 필름도 세통이나 가져갔는데.
찍고 싶었던 일몰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놓쳤고.
쓸쓸한 느낌이 온몸 가득 스며들어 걍.. 그만두고..사진 네장 찍고 돌아왔다..

춥다.
너무 춥다..
청량리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시골이라 가로등도 드문드문 켜있어..무척이나 어두운 길
쌩쌩 속도를 한껏 내면서 지나가는 차들

집으로 오는 버스.
곤히 잠들고
일어나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
여전히 춥네...

집에 도착해서야
추위가 풀린다.
올 겨울 집에 있으라는 소린가..

추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