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mo : 로모가 내게로 온 날...

2004. 11. 2. 10:30good



지금은 쓰지 않는 예전 게시판에서 퍼온 글
맞아.. 내가 이렇게 로모를 만났었구나.
지금은 벌써 210롤을 넘겨버린, 나이로 치면 이제 슬슬 중년을 지나고 있는 내 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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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모가 내게로 온 날...
2001년 2월 1일로 기억하네요..
제가 자주 가는 방송국의 게시판에서 로모..라는 카메라에 대해서 처음 듣게 되지요...
그냥 작고 가벼운 카메라라는 소리에 약간 흥미를 느끼고 로모코리아에 가봤답니다..
그전까지 로모 사진을 본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로모코리아의 소개글을 읽고 정말 많이 끌렸답니다..
사실 사진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은게 사실이었거든요. 수동카메라를 사려면 장비도 구입해야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암튼..이것저것.. 뭔가 거창하고 그럴싸해보이긴 했는데..
선뜻 뛰어들기는 힘든 그런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로모코리아에서 로모의10가지 규칙을 읽고나선..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다닐수 있는
규칙을 신경쓰지 않고 맘대로 찍어대는 로모..라는 놈이 정말 맘에 들더군요.....
몇몇 로모갤러리를 둘러보곤 바로 살 결심을 하고 다음날 로모를 주문했지요..
(흐음..그땐 직딩이라서 돈을 쓰는게 쉬웠는지도 모르지요...아마 지금이었다면
로모는 제 옆에 절대 없었을겁니다..돈없는 백수가 무슨...26만원..^^..
아...그때는 242천원이었지요...)

로모가 도착한 날은 2월 4일..토요일... 회사로 주문을 했었는데..
회사사람들이 로모를 보더니 하는 말이
"이게 카메라 맞아?"
"이거 찍히긴 하는거야?"
"머야..꼭 수학여행가서 찰칵찰칵 셔터누르면 안에 불국사, 석굴암 사진 나오는
장난감 카메라같다.."
라는 반응이었답니다..게다가 24만원이라는 가격에..무슨 장난감이 그리 비싸냐는......
저야..머.그때는 로모에 대해서 잘 몰랐으니..그냥 씨익 웃고 말았지요.....

처음에는 로모 뒷뚜껑여는 것도 힘들었답니다.
학교에서 교양수업으로 사진을 한 학기 배워서 그때 노출이며 셔터스피드, 필름감도..같은것을
배웠었는데..... 가장 중요한 뒷뚜껑 여는 방법을 홀랑 까먹지 않았겠습니까..나원참..

겨우겨우 열어서 이런저런 사진들..찍었었는데.. 첫 롤은 결국 날리고 말았답니다.
필름을 낄때 잘못 껴서... 중간에 계속 헛돌았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다가...  나중에야 맛이 간걸 알았죠....
지금이었다면 앞에 몇장이라도 살릴수 있었을텐데..그땐 그냥 다 버린줄 알고..
홀랑 날려버렸지요.......

그게 제 로모와의 생활의 시작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