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2003. 9. 4. 03:41ㆍ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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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 한양대역에 가본건 98년 1월쯤인가 원서접수하러였다.
수능을 망치고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양대 이름값좀 하잖아..라는 생각으로
얼렁뚱땅대충대충 찾아간 곳은 한양대역이었고... 그날은 눈이 왔었다.
한양대역에 내려서 정문을 통해 학교로 올라가면서
"여긴 무슨 대학교가 학교 앞이 이렇게 썰렁하냐.."
라고 투덜거리며 가뜩이나 맘에 안 드는 학교..더 맘에 안 들어했다
(알고보니 술집, 밥집..등의 번화가는 한양대역쪽이 아니라 왕십리역쪽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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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한양대역에 무척이나 익숙해졌을때
한양대역은 그저 통로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는 그냥 마냥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학교를 다니고 학년이 올라가고
후배들은 차곡차곡 쌓이고 학점도 차곡차곡 쌓이고..
특별한 일 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이 훌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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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군대문제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왜 사나..하는 생각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고
미래며.. 직업이며 이런 것들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고 휴학도 하고..이래저래 왔따갔따.
그러다 회사를 다니게 되고 학교는 다시 뜸하고....잠시 한양대역은 잊혀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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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집에서 뒹굴다 걍 집을 나왔다
어디를 갈까..고민하다 자연스레 발길이 학교를 향했다.
그냥 2호선 타고 유랑이나 해야지..생각하며 훠이훠이..가는데.
한양대역에 내리니 햇빛이 나를 반겨주더라
한양대역은 빛이 참 곱게 든다.
2호선 지하철역들중에 지상으로 나와있는 역들이 몇군데 있는데
한양대역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도중이라 차도 바로 옆 같은 높이에 위치해있는데
(음..이얘기는 왜 한거지.-_-;;)
오후 4-5시쯤이면 창문으로 햇빛이 환하게 쏴아..하고 쏟아지는데
참 좋다
참 좋은걸
그제서야 알았고
지금까지 잘 알고 있고
앞으로도 소중히 여길거다
언젠가는 진행할지도 모를
"Subway" 프로젝트의 프롤로그..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