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업무

2005. 2. 12. 11:53daily

구정도 지나고 진정한 2005년이 되어 근무 첫날이자 이 회사에서의 마지막 업무를 수행중. 오랫만에 일좀 해줬다. 주위의 압박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그러나 이노무 비러머글 회사. 마지막 업무까지도 어쩜 이렇게 맘에 안드는지. 신규 프로젝트가 있다고 개발하라고 해서 추가 개발해야할 기능에 대해 1차 회의를 하고 이런이런 기능은 빼고, 이런이런 기능은 유지하자고 기껏 이야기했더니만 외부업체 사람이랑 회의하고 와서는 지난번 회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원래 안 그대로 계약을 맺었으니 그대로 하라는 지시. 그러면 문서화해야 업무진행하기 쉬우니 그렇게 해달라고 하니 문서화는 힘드니 그냥 지금 얘기해줄테니 기억하고 이대로 작업하라. 그래서 얘기를 듣다보니 뭔가 기능에 모순이 있어서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니 자기는 왜 모순이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그냥 이대로 하면 안되겠느냐는 고집. 같이 회의하는 다른 사람들은 다 이해했는데 자기만 이해못해놓고선 고집만 부리고. 그래서 걍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하쇼." 하고 넘어갔더니 나중에는 처음에 말한것과 실제로 구현을 원했던 것이 틀리다며 기능변경을 요구. 문서화해달라고 하지않았냐고 하니 묵묵부답. 자기는 노친네라 문서화하는게 한달이 걸린댄다. 그냥 개발하면 안되겠느냐.

오늘 그래서 한 10프로정도 개발을 했는데 몇가지 기능상의 문제점이 있고 애초에 부족한 기획으로 인해서 빼기로 한 기능이 있는데 갑자기 그 기능을 넣으라고 해서 잠시 엉성한 회의. 기능을 뺄지 넣을지를 물어보았더니 그거에 대한 대답은 없고 왜 쌩뚱맞게 이 기능을 어떤 인터페이스로 어떻게 디자인할지를 얘기하고 있고. 난 회의 듣고만 있다가 하도 답답해서 기능구현여부를 먼저 물었더니 당연히 구현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인터페이스가 문제라고 프로그램 스크린샷에 줄을 박박 그어가며 디자이너에게 좋은 그림을 만들어보라고 하는 꼴이라니.

정확한 목표설정 부재. 개발원간의 커뮤니케이션 불능. 프로젝트 기획력 제로. 본인의 기본적인 기술적인 지식 부족으로 인해 타업체와의 대화에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 일쑤. 미스커뮤니케이션인채로 계약을 맺고 개발팀에 어거지부려서 기능 개발하기. 그리고 개발완료후에 필요없는 기능이라고 뒤집기. 정말 무능력이 죄지 무능력한 사람은 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럴때는 정말 사람이 미워진다. 그리고 이런 무능력한 사람을 골라낼줄 모르는(혹은 골라내지 않고 있는) 회사가 더욱 더 싫어지고.


저렇게 길게 글을 쓰긴 했지만 사실 저만큼 화나지는 않는다. 어짜피 길어야 10일이면 안 나올 회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가 알바는 아니고 남은 기간동안 최대한 내게 피해가 안 가게 하는 것은 그동안 늘 해왔던 일이니 앞으로도 잘 할수 있다. 다만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 일을 계속 해야할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불쌍할 뿐. 다들 힘내시게나~


아. 토요일이구나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