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자전거

2003. 7. 14. 11:35daily

내 방에 아침에 눈을 뜨면
그래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늘 열려있는 내 방 창문으로 밖을 보면
하늘이 보이고 목욕탕 굴뚝-_-;;;;이 보인다.
그 날의 날씨는 보통 이렇게 하늘 한번 보는 것으로 알수 있다

일요일 아침의 날씨는 매우 맑고 화창함...햇빛이 강하고 찐하다는게 느껴진다...
느긋하게 점심을 대충 챙겨먹고 자전거를 들고 길로 나서다....  한 두달? 정도 자전거를
집에만 고이 모셔두었는데 이제서야 겨우 자전거에 바람도 넣고 한번 닦아주고... 햇빛을 쐬게해준다!

집에서 나온 시간이 세시근처였는데 날이 어찌나 뜨겁던지... 강렬한 햇빛에 등판이 뜨끈뜨끈..
그래도 나는야 간다... 바람이 불어서 내가 가는 길을 막아도 좀있따 돌아오는 길에는
저 바람이 내 등을 밀어줄거라는걸 알기에..(꼭 이런 생각하면,.나중에 집에 올때는 바람이 안 분다.T.T)

간만에 달리는거라 힘들다.. 준비운동도 제대로 안하고 달리는거라 그런지.
다리에 피로도 많이 가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한번 쉬어준다...
신도림역 고가도로 아래 그늘에 서서 하늘을 멍하니..쳐다보는데.. 어찌나 여유롭고 고요한지..
도심의 여름은 정말 조용하다. 다들 찬바람이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있어서...
뜨끈한 바람이 부는 밖에는 조용한 적막이 맴돌고 있으니..

여의도를 거쳐서 예전 자전거 산 곳에 가서 자전거를 점검한다.
산지 네달이 더 되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샵에 안 들렀기에..이번에 가면 이것저것
봐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막상 봐주고 나니 별로 손볼게 없댄다..
하긴..내가 산에 간적도 없고 도로에서 이제 겨우 250km탔으니.. 망가질곳이 없지...

그래도 손봤다는게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왠지 자전거도 잘 나가는것같은 착각에 사로잡혀..ㅋㅋㅋ  
열심히 페달질을 하며 한강 고수부지로 향한다...
가는 길에 잠깐잠깐씩 자전거를 멈추며 사진도 찍고....
자전거를 탈때 늘 주의해야하는게 너무 앞으로만 달리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정작 내가 하려고 했던 주위를 보는 것에는 소홀하게 된다...
바보같이 속도계 1km, 2km 더 높이는 것에만 신경쓰게 되고.. 바람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런 것을 수치의 폐혜라고 해야하나..


월드컵 공원에서 느긋하게 산책을 하다.
상암경기장안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아 냠냠...
사람들은 많지만 제각기 자기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같아서 참 편안한 분위기..
나역쉬~


저녁에 열심히 페달을 돌려 집에 오고.
후다닥 씻고. 저녁은 동생이 시켜놓은 치킨 한마리로 때우고.
티비를 잠깐 보고 서핑을 잠깐 하고 전화통화를 잠깐 하고..
잠이 들다..




하루를 이런 사실만의 나열로 뒤돌아본다는게
참 허무한 일이다..

요즘..고질병..
내가 한말 까먹기..
반드시 없애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