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로세

2002. 10. 4. 09:06daily

아침저녁으로 코끝을 찡하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그야말로 가을이로세~

이번주에는 중간에 휴일이 하루 껴있어서 참 행복한 기다림을 할수 있는 날인듯.
수요일에는 잽싸게 퇴근해서 저녁에 친구를 만나서 한참동안 입씨름을 하고
집에 가서는 이상하게 안테나가 안 서는 내방때문에 스트레스 조금 받아주고

개천절에는!
정말 간만에 행복한 늦잠.
11시부터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12시반까지 디비자다가 1시간 늦게 도착.
아..그래도 따뜻한 침대에서 뒹구는건 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한 일이야~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 비가 왔다가 맑았다가 했지만
24만원짜리 카메라를 12만원에 산 기쁨에 다른건 생각도 안 했다는~

물론 내 카메라가 아니고 친구거였지만 아무튼 작은 덩치에 귀여운 소리를 내는
X700을 보니 허허허.참 재미있떠라구. 내 FE랑 비교도 해보면서 둘의 장단점도 보고.

개천절이라 궁궐들이 공짜!
덕분에 입장료가 아까워서 안 가던 쪼잔한 세피도 간만에 궁궐에 가다.
종묘가 맘에 들었다. 그 넓은 대전? 정전? 암튼..그 돌바닥에 여기저기 삼각대를 들고 사진 찍는 사람들
따스하게 내려쬐는 오후의 햇살. 나른하게 앉아서 멍하니 있기 딱 좋은 곳
그리고 종로답지 않게 용케도 큰 건물이 하나도 안 보여서 하늘을 보기 딱 좋은 곳
종종 가줄듯한 분위기!!

한바퀴 빙글빙글 돌면서 사진 찍고..놀고..
그러다 나의 고질병.발가락이 도지기 시작..아..아프다.
몸도 피곤해져서 간만에 일찍 집에 귀가.

집에 혹시 밥이 없지는 않겠지..싶은 생각에 전화를 해봤으나 아무도 없고.
결국 집에 갔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집열쇠가 없어서 내방으로 올라갔는데.
물을 끓일 버너도 냄비도 없어서 라면도 못 먹는 처지.
그렇다고 나가서 햄버거라도 사오자니 평온한 내 방에서의 생활을 깨기가 싫고

결국 9시까지 버티다가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과 샌드위치와 요플레와 빼빼로를 사와서
꾸역꾸역 배부르게 먹어주다~

여유로운 휴일의 저녁
아 나른해
지금은 아침
아 나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