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한 몇시간

2009. 11. 24. 21:47daily


학기말에 가까워지면서 학교에서 여유시간이 예전보다 많이 생겼다. 일단 2학년 12시간, 3학년 9시간 수업을 하는데 수능이후에는 3학년은 수업을 안하니 1주일 12시간 - 일명 교수님 시간표라서 시간이 많다. 그리고 내 교과의 수업계획은 지필고사는 중간에만 한번 보고 기말고사는 안 보고, 수행평가는 학기중에 계속 실시하고 기말에는 정리해서 점수만 알려주면 되기때문에 다른 과목에서 흔히 발생하는 밀린 진도 채우기나 평가에 대한 압박이 한결 덜한 편이다. 그래서 남들 다 바쁜 학기말에 혼자 한가한게 가끔은 미안하기도 하다. ㅋ

여유시간에 뭔가 계획적이고 발전적인 일을 하면 좋을텐데 몇년동안 널럴한 생활을 해오다보니 뼈속까지 게으름이 파고들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에는 왜 겨울잠이 이리 많아졌는지. 점심먹고 56교시 한가하게 컴퓨터앞에 앉아있으면 잠이 솔솔 오는게 2-30분씩 책상에 엎드려서 잠을 자곤한다. 가끔은 30분씩 낮잠을 자도 잠이 잘 안 깨서 한시간정도를 더 멍해있는적도 있고. 

이렇게 근무를 하고 4시쯤 퇴근해서 집에 오면 4시30분쯤 된다. 씻고, 좀 쉬고 저녁을 먹고 나면 6시정도. 남들이 퇴근하려고 시계를 보고 있는 시간에 난 이미 집에 와서 츄리닝갈아입고 컴앞에 앉아서 놀고 있는거지. 그럼 아주 긴 저녁 시간이 주어지는데 최근에는 이 시간을 거의 저녁잠 자는데 보냈다. 11월 들어서면서 감기에 독하게 걸려서 컨디션이 안 좋았고 그래서 집에 오면 일단 쉬자는 생각에 거실 쇼파에서 두시간에서 세시간을 누워서 잤다. 그리곤 밤 10시쯤 되어 일어나 티비를 좀 보고, 게임을 좀 하다 1시쯤 다시 잠자리에 드는 생활. 이렇게 긴 저녁잠을 자면 밤잠이 안와야 정상이지만 나는 워낙에나 어떤 환경에서든 잠을 자려고 마음먹으면 잘 자는 스타일이라 잘 잔다.


그런데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요즘은 뭔가 공허하다. 하루하루를 그냥 훠이훠이 흘려보내는 느낌. 나중에는 분명 그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고 후회할것같았다. 그래서 뭔가 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도 막 들고 뭔가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막 드는데 쉽게 바뀌지가 않더라. 

그래서 오늘 집에 오는 길에는 변화의 첫 발을 띄었다. 원래 난 직장은 직장, 집은 집이라는 주의라서 절대 집에 일거리를 가지고 오지 않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생긴 알바거리를 집에 가지고 왔다. 책상 앞에 앉아 수업을 한장 펼쳐놓고 알바거리에 대한 구상을 종이에 끄적거리고 필요한 자료를 검색해서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잘 만들수 있을지 열심히 궁리를 했다


그런데 이렇게 두어시간정도 작업을 하다보니 내 컴퓨터에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편집, 웹페이지제작, 동영상 편집, 등등. 원래 포맷을 할 때가 6개월은 지났는데 그냥 버티고 버티고 쓰고 있는 만신창이 윈도우라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거지

일단 포맷하기 전에 그동안 사용하려고 벼르던 몇개의 프로그램을들 설치해봤다
남들 다 안 쓰는 IE6을 대신할 구글 크롬
넘쳐나는 사진을 관리할 라이트룸
허졉한 무비메이커에서 벗어날 베가스

그리고나서 각종 강좌들을 보며 혼자서 열의에 불타고 있다. "좋아 해보는거야" 요런 마음. ㅎㅎㅎ 이런 기분이 드는 것도 참 오랫만이라 기분 좋구나. 일단 방금 설치한 구글 크롬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좋구나.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