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칩거..ㅡㅡ;;;

2001. 10. 5. 01:43daily

으...오늘은 원래 칩거할 예정이 아니었는데..
아침에 8시 20분에 울리는 전화기의 알람을 끄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하였던 것인가..아...
눈을 떠보니 근래들어 가장 늦은 아침.--;; 오후 1시 40분..흐미..
점심을 먹고 멍하게 쇼파에 앉아있으니 시간은 이미 2시 40분....

잠깐 나갔다오신다고 카운터를 보고 다시 방으로 올라오니 이미 시간은 5시반..
세상에..시간이 어찌나 빨리가는지..이렇게 훌렁 하루를 보내다니.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때 보이는 창밖의 모습이..내가 집을 나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준다
오늘 창밖의 모습은 영 아니었다... 조용히 흩뿌리는 빗방울..
창문을 열어보니, 며칠전과는 다른 싸늘한 공기가 밀려들어온다..



  요즘은 흔히 계쩔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벌써 여름인가봐, 이렇게 더워지니."
또는 "어느새 겨울인가, 왜 갈수록 봄, 가을은 짧아지는 걸까?"

  뭉터기로 흐르는 계절, 뭉터기로흐르는 세월. 하지만 잠시 멈춰 생각하면 계절이 흐르는 변화가 빠른 것은 거꾸로 우리가 계정을 바라보는 빈도가 너무 드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섬세하게 변해가는 나뭇잎의 채도, 햇빛의 명도가 쌓여 봄이 여름이 되고 다시 가을이 되는 것일텐데 우리의 시간은 그 과정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 그래서 눈을 돌리면 어느새 여름이고, 다시 눈을 돌리면 겨울인 것이다.


어제 산 책에 있는 구절이다... 이 구절과 한 두어장을 읽고 당장에 책을 사버렸다..
괜히...흔들리는 마음... 그래서 내가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

그후론..여전한 킬링타임...
요새 맛을 들인 뉴논스톱을 쇼파에 누워 편안히 보고..
이러저리 채널을 돌려서 별로 재미있는게 없어서 티비를 꺼버리고..

저녁을 먹고 시원한 바람이나 쐴겸..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주머니에 나의 로모와 미니삼각대를 꾸겨넣고.
예전에는 많이 걸어다니던.. 요새는 거의 걸어다닐 일이 없는 고등학교로 걸어가는 길을 걸었다..
우리집은 역곡북부역인데, 역곡남부역쪽으로 학교가는 버스가 다녀서.. 중,고등학교때는 남부역으로
많이 다녔는데, 요새는 술먹고 집에 버스타고 올때 빼곤 남부역쪽으로는 갈일이 없다..후후..

날이..참 쌀쌀하다.
신기하게 쌀쌀하다..
앗...계속 이런 생각하면 안되겠다..
갑자기 슬퍼진다..
그만 생각해야지..

1시간..그렇게 산책을 하고.
집에 와선 씻고, 티비보며 졸다가, 이렇게 컴앞에 앉아 오늘의 일기 쓰기..


엄마가 맨날 말만..한다..한다 하지 말구 뭐라도 하란다.
맞는 말이지..다 맞는 말이지..
당장 카드값 갚을 것부터 이런저런 걱정이 또 밀려온다..

아...또 슬펴질려구 한다.
그만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