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아궁이
2001. 3. 26. 22:12ㆍphoto
LOMO LC-A / KODAK 100
종로에 갔었다. 날씨가 따뜻한 일요일 오후 나른한 몸을 이끌고
광합성을 하러 종로에 갔다가 세운상가쪽으로 들어갔다.
굽이굽이 구부러져있는 상가의 복잡한 골목 한가운데에서 이것을 발견했다.
연탄 아궁이.... 요새는 쉽게 볼수 없는 것... 왠지 너무 정겨워 보였다.
힘이 다 빠져서 색이 바랜 연탄재가 쓸쓸하게 들어있는 아궁이의 모습.
예전에 저 연탄불 위에 쥐포를 구워먹던 생각도 나고. 번개탄을 가지고 열심히 불을 붙이던 생각도 나고..
할머니의 느낌이다.. 힘이 빠진 연탄재를 보고 있으면....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곱게 샌 머리색깔..
힘든일만 하느라 굽은 허리..
그래도 늘 정겨운 웃음을 주는 할머니....
그런 느낌이었다..
마지막까지 연탄재로 눈위에 뿌려져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탄....
연탄같은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