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있어요

2007. 8. 20. 00:11daily

당신은 잘 계신가요?

이제 한달짜리 짧았던 여름방학을 끝내고 내일 아침이면 개학!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일주일짜리 베트남 여행
일주일짜리 집에서의 칩거생활
일주일짜리 넌더리나게 지겨운 학교자율학습감도
삼일짜리 부산-밀양-청도-대구 여행
하루짜리 징글징글한 예비군 훈련

이렇게 네가지 일정을 소화하고 나니 방학이 다 가버렸다. 방학동안 컴앞에 앉아서 밀린 드라마 다운받아 보고, 남들 다 본 환상의 커플은 이제서야 독파해주셨고, 커피프린스는 부산여행 갔을때 숙소에서 14회를 보고 꽂힌 후에 1회부터 몽땅 다운받아서 다 봐주셨고, 오늘은 어제 놓쳤던 무한도전과 9회말2아웃까지 모두 섭렵해주셨다. 바야흐로 컴퓨터와 함께하는 즐거운 방학생활이랄까.



다짐을 몇번 했었는데 그 다짐중에 이룬건 한두개정도밖에 안되네. 아 무지 아쉽구나. 한달이면 이것저것 할수 있는게 참 많은 긴 시간인데 그냥 흘려보낸게 살짝 아쉽구나. 지금과 같은 이런 의욕부진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오래 지속되는게 썩 좋지 않다는건 잘 알고 있다. 어서 벗어나야 할 상황.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사진을 찍으때는 늘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이 모습을 어떻게 담을까 하는 기본적인 생각에서부터, 내가 지금 이 풍경을 담으려는 이유는 뭘까 하는 잡생각, 그리고 사진이라는 단어의 뜻. 진짜를 복사하려는 그 행위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원론적인 생각까지 늘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나란 인간 워낙에나 단순하고 일차적이라서 이렇게 조금이나마 복잡한 껀수를 던져줘야만 그나마 사람 구실하는 것같다.


혹시 얘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진을 처음 접하게 된건 예전에 회사를 다니면서 들었던 인터넷방송때문이었다. 2000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까지는 전혀 사진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회사에서 일하면서 들었던 인터넷 방송에서 DJ가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의 목록을 주욱 나열하면서 그중에 로모를 언급했었다. 로모 광고에서 나오는 로모의 거창한 특징들을 주욱 나열했고, 그 특징들이 내가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이상적인 모습과 참 많이 닮아 있었나보다. 월급을 받아서 바로 로모를 질러 버렸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만장의 사진을 찍고 있다.

나를 돌아보는 창이 된다는 점에서 사진은 내게 참 소중한 존재다. 지금의 애인님을 만나게 된것도 사진이고. 땡큐땡큐... 암튼 그렇다는거. 지금까지 개학을 앞둔 2년차 교사의 괴로움에 찬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