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

2001. 12. 6. 00:45daily

오랫만에
무언가를 오랫동안 해서 피곤함을 느껴보는구나..하핫....

오늘은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일찌감치 나가려고 했는데.
나를 부려먹고 싶어하시는 부모님때문에 집을 보느라 점심시간도 넘어서 3시쯤에야 겨우 집을 나섰다.
어제 해야했떤...로모월에 낼 사진을 고르느라 1시간을 허비하고선.. 이것저것 챙겨서 나갔다..

신촌그랜드에 사진을 맡기니 1시간 있따가 오라고 그래서..
혼자 사진 나오기를 기다릴때 종종 가는 신촌역 버거킹에 갔다.
이곳에는 창가를 향해있는 자리가 있어서..혼자 있을때면 종종 가서 창밖... 복잡한 길을 보며 시간을 때우곤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예전에는 혼자서 잘 못 가던 곳을 잘 가게되는 거라는데.. 버거킹도 그런 곳인가보다..^^

그냥..해가 뉘엇뉘엇 내려가는 신촌길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느긋해진다..좋다..
다만... 왜 벌써부터 캐롤을 틀어놓아서 외로운 사람 심경을 박박 긁는
버거킹 직원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을뿐이다..흐미..

점심을 그렇게 때우고도 시간이 남길래.. 예전에 맡겨놓은 필름을 찾으러 홍대 스코피에 갔다..
예전에 맡긴 필름 두롤을 스코피측에서 잃어버려서 찾았나 그것도 확인할겸..겸사겸사..

근데.결국 필름을 못 찾았댄다...  그러면서 미안하다고.. 어떻게 하면 고객님께 보상을 해드릴까요..하더니..
필름을 한 봉지 가득 채워서준다... 나중에 세보니 26롤이었따.. 한통에 천원이니깐..대충 2만6천원..
그리곤.. 이거가지고는 안될것같다고 스코피 점포내에 있는 상품중에 맘에 드는거 가격에 구애치 말고 그냥 고르랜다..
액자나..열쇠고리.. 이런 각종 악세사리들.. 평소에 맘에 드는 것 몇개 있었는데..
막상 고르라고 하니..별로 생각나는게 없어서..걍 앞에 있는 봉황비스무리한거 그려져 있는 핸드폰줄 골랐다....
좀 비싼거 고르고도 싶었으나..걍.. 너무 욕심부리면 안 좋을것같아서.^^
그리고도.. 미안하다면서.. 다음부터 하프판 스캔할때는 천원 할인해준단다.....

사실....좀 큰 잘못이긴 하지.. 맡겨놓은 필름을 홀랑 잃어버렸으니..
물론 필름속의 사진들은 이미 스캔한 후라서 사진은 다 볼수 있찌만..
공교롭게도 없는 자리가 티난다고.. 그 잃어버린 필름속의 사진중에 괜찮은게 참 많았다..
물론 스캔한 파일가지고 디지탈인화도 가능하니깐.. 상관은 없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은 있구만..
그래도.. 잃어버린 필름 두롤보다는 그것때문에 얻은 필름과 이것저것이 좋기때문에
괜히 횡재한 기분..

앞으로도 종종 잃어버렸으면 좋겠다는 희망..^^


그길로 바로 로모월사진 맡긴거 찾으러 갔다..
모두 290여장.. 36000원어치.. 정말 묵직하다..후후후..
필름스캔만 하고 인화물로는 처음 보는 것들도 많아서... 흐뭇한 마음으로
^-------------^ 이런 입모양을 한채로 전철을 타고 로모월 작업장인 강남역으로 향했따..

작업장에 도착해서 처음 보는 수많은 사람들과 낯선 인사를 하고..
낯이 익은, 또 낯설은. 다른 사람들의 수많은 로모그래피들을 가지고.. 로모월을 만들고..
우드락으로 오늘 한 6-7개정도 만든것같다.. 재미있다..

작업을 마치고 10시에..피곤한 몸으로 집에 오는 길.
오늘 작업하면서 만난 개봉에 사는 분과 같이 오는 길..
강남의 회사에서 웹디자이너 하고 있다는..  나와 취미도 비슷하고 나이대도 비슷하고..그래서
개봉역까지 열심히 컴퓨터이야기, 방산 이야기, 사진이야기, 로모이야기하면서 왔다.

그리고 집에오니..
피곤하구만..
로모월작업,,,계속 서서 하니깐..은근히 피곤하다..

내일은 뭘 할 것인가...
나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