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2007. 1. 15. 01:45daily



학생에게도 즐거우며 마찬가지로 교사에게도 매우 행복한 겨울방학이 이제 3주차로 접어들고 있다. 봄방학이 있는, 즉 2월초에 개학하는 친구들은 이제 방학이 반도 넘게 지나버렸다고 울상을 짓고 나처럼 3월에야 개학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한달반이나 남았다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나는 유유자적이 좀 지나쳐서 극폐인생활을 좀 해주었다. 임고장수생인 동생과 함께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티비보다 게임좀 하다 점심 먹고 창밖 한번 봐주고 음료수 한잔 마시고 컴퓨터 서핑좀 하다 저녁 먹고 티비보다 다시 게임좀 하고 다운받은 영화나 드라마 좀 보다 게임하다 잠드는 패턴. 오늘이 1월 14일 토요일이었는데 2007년의 14일중에 하루를 위의 패턴대로 생활한게 5일정도되는구나. 한 5일정도는 반나절을 저런 식으로 보냈고. 대략 폐인이로세.


아무튼 이 생활을 하다보면 잡생각이 하나도 안 들고 뭔가 머엉한 상태에서 바보처럼 티비보고, 게임만 하고 그렇게 된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기로 했다. 언제부턴가 홈페이지에 글을 쓰는 일에 무척 소홀해졌다. 잡생각들을 그때그때 정리해주면 좋은 건 잘 알고 있는데 뭐랄까 글을 적기가 두렵다(?) 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머리속에 떠도는 단편적인 생각을 정리하기가 어려운건지. 암튼 그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다

글을 안 남기니 점점 생각을 안하게 되더라. 나를 덜 되돌아보게 되더라. 이런건 사진에도 그대로 나타나더라. 사진은 단지 사물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찍은 이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사람마다 고유의 글씨체를 가지고 있고 고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듯이 사진속에 어떤 풍경을 담더라도 결국은 그 속에는 찍는 사람의 생각이 들어있다. 내 사진은 점점 건조하고 맛이 없다. 생각이 없어서 사물에서 느낌을 끌어내지 못하고 겉모양만 담아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너무 없으니 마치 도의 경지에 오른 것같은 느낌이 들때도 가끔 있지만 그건 아주 가끔 있는 일. 보통은 마음이 뻥 뚫린것처럼 허전하다. 열심히 글을 포스팅하고 자기 느낌을 남기는 여자친구나, 블로그 열심히 고치고 글쓰는 친구들을 보면. 내 맘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

이젠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야 할것같다. 무위자연. 흐름에 몸을 맡기는 주의로 살아왔는데 말이 흐름에 맡기는거지 걍 대충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바꿔봐야지. 하나씩 하나씩.


별 얘기도 아닌데 왜 이리 글이 길어졌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