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1월

2006. 11. 6. 08:02daily

그리고 또 드디어 겨울. 비가 오고 본격적인 겨울이 오고 있다. 입김이 하얗게 나오는 겨울이 마냥 좋다. (다만 양말이 없어서 오늘처럼 비오는 아침에조차도 발목양말을 신었다. 이것말고는 참 좋은 아침 출근길!)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에 자연스럽게 베인듯한 관계.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것중에 나쁜 버릇과 좋은 습관이 있다고 한다면 사랑하고 있는건 좋은 습관이란다. 누가 그랬냐고 물으면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하겠다. 몇 달만에 아침에 비가 오니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몇년째 보지만 언제나 만나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사람처럼, 단골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서와~ 하며 반겨주는 마담누나의 얼굴처럼 오래될수록 좋은 것들.


며칠 또 돈을 쓸 궁리를 했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렌즈며 바디들은 작년 여름에 구입한 이후로 하나도 바뀐게 없다. 나름 최적의 라인이라 생각하고 쓰고 있는데 또 사람 맘이란게 가끔 바람이 불기도 해서 70만원짜리 렌즈를 살까 알아보고, 바디를 바꿀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결론은 그냥 지금 있는 거라도 열심히 찍자는 것. 무슨 렌즈를 살까 생각하는 시간에 어떤 사진을 찍을까 난 뭐가 보고 싶은걸까 라는 질문을 내게 던지며 생각하는게 내 맘에 드는 사진을 얻어낼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니까


사진이란. 사진론. 등등의 책을 가끔 읽는데 사실 별 도움이 안된다. 이런 책들은 나름대로 자기가 열심히 사진에 대한 생각을 하고 나서 막힌 사람 혹은 자신의 생각이 제대로 된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데 나처럼 아무 생각없이 찍기만 하는 사람은 철학이 귀에 들어오겠냐. 언제나 종이 한장 두께의 얄팍한 사진만 찍고 있다. 나름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