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에 추억이 흐른다

2005. 3. 28. 02:45daily

티비를 틀었더니 넥스트 지난번 콘서트가 방송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앨범의 노래까지 나오는걸 보니 가장 최근에 했던 콘서트인가보다. 이 양반이 이번에는 작정한듯이 예전 노래들중에 귀에 익숙한 곡을 많이 뽑아낸다. 발라드메들리로 초창기 솔로앨범시절부터 (슬픈표정 하지 말아요) 인형의 기사, Dreamer,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Here I stand for you 같은 말랑말랑하면서 정겨운(ㅋㅋ 이 표현 웃긴다) 노래들을 주욱 들려주는구만. 그리고 지금은 콘서트가면 언제나 들려주는 그대에게가 나오고 있다. 아마 콘서트가 끝나가나보다.

어느 뮤지션보다 넥스트란 그룹이 내게 주는 의미는 크다. 신해철보다는 넥스트라고 말하고 싶다. 신해철이라는 사람은 호불호없이 그냥 독특한 개성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넥스트라는 그룹이 중요한건 그 그룹의 음악적 역량이 아니라 그 그룹을 좋아했던 그 때가 내게는 참 중요하고 또 어찌보면 참 암울했던 고등학교 시절이라는데 있다. 고3때 반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야할 때, 담임한테 구라치고 야자를 땡땡이치고 혼자서 올림픽공원에 가서 콘서트를 보고 밤에 총알택시를 타고 집에 오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보다 더 예민하고 또 더 막혀있었기에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질풍노도의 시기 아닌가!!!

그때 그 시간들을 좀 더 잘 보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넥스트의 노래를 들으면 꼭 그때의 그 아쉬움들이 생각난다.



주말을 참 말랑말랑하게 보냈다. 금요일밤에는 소주와 자청비와 백세주와 이자까야의 사케와 함께 보냈고, 토요일밤에는 독일식 소세지와 흑맥주와 함께 보냈다. 일요일오후에는 잠으로 가득 채웠다. 월요일부터는 바쁘게 바쁘게 살고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