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의 여행 이야기
2005. 1. 19. 11:59ㆍdaily
이상하게도 홈페이지에 글을 쓰는게 어색해서 돌아온지 벌써 5일째이지만 이제서야 이렇게 끄적거리게 되네.
2004년이 저물어가는 12월 말부터 2005년 1월까지 4주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에 위치한 제 5사단 열쇠부대 신병교육대대 3중대 3소대.
4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사회와는 떨어져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왔으니
몇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1. 추워요.
훈련 들어가기 전에 별로 훈련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도 안 해보고, 준비도 안 하고 알아본것도 하나도 없었는데
나중에 부대에 들어가서 경험해보니 부대가 위치한 연천이라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추운곳이랜다.
보통 철원이 제일 춥다고들 생각하는데 철원 바로 옆에 위치한 연천이 그 분지지형 어쩌구때문에 더 춥다고
부대 관계자가 말하던데 뭐 그러 지형에 관계된 것은 잘 모르겠고 아무튼 추운건 사실.
처음 부대 입소하는 날. 의정부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꽃무늬 교외선 기차를 갈아타고 70분을 가서 대광리역에 내렸는데
공기가 어찌나 매섭던지. 내가 살던 곳에서 겨우 두시간 왔을뿐인데 공기의 기운이 참 다르네.
4주동안 제일 낮았던 기온은 영하 22도.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흔히들 얘기하는 영하 30도 어쩌구.
서서 오줌을 누면 바로 얼어버리는 추위. 어쩌구. 이런 것들이 다 뻥같은데 (대부분 뻥 맞다.ㅋㅋ)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최저기온은 새벽 4시에 불침번 서다가 확인한 영하 20도였고
그날 새벽 5시에는 영하 22도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이날 내무반의 기온은 영상 16도정도를 유지했으니 실내/실외의 기온차이가 대충 40도정도 되는거지. 감이 잘 안 오더라;
좀 많이 춥다.-_-; 정병관이라고 해서 강당 비슷한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실내교육을 하는데
온도계가 있어서 함 봤더니 영하 7도. 오전 11시의 기온이었다. 발 시려워서 죽는줄 알았다.
제일 짜증나는건 콧물이 어는거-_- 다들 그런 경험 해보지 않았나?
정말 추운 날 코로 숨 들이마시거나 하면 콧구멍이 살짝 어는거. 늘 있는 일이었다.
훈련기간동안 훈련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각개훈련할때밖에 없었고
그밖에 괴로웠던건 오로지 이놈의 추위밖에 없었다.
춥고 먼지도 엄청 많다보니 거의 대부분 감기에 걸렸는데 덕분에 감기에 안 걸리는
체질이라고 자부하는 나도 야시꾸리한 감기에 걸려서 이상하게 돌아온 후에도
가끔 켈룩켈룩거리고 아직도 목이 아프고 그런다. 남들은 군대에서 걸린 감기는 나오면 바로 낫는다는데
난 몇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대로인지.
2. 사람들
보충역들로만 모여있는 사람들이라서 일단 나이가 현역들보다는 많고
다들 비슷한 부류의 회사를 다니거나 해서
좀 비슷할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이란건 참으로 다양하다는걸 새삼 느꼈다.
나는 3소대였는데 자칭/ 타칭 엘리트 소대였다. 사격을 하건 내무반 정리를 하건 뭘 하건
다른 소대보다 빨리 제대로 해서 조교들도 인정하고 우리끼리도 꽤나 좋아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이상하리만큼 열심히 했다고나 할까.
물론 나는 그런 축에는 들지 않고 언제나 중간만. 내가 맡은 것만 제대로 해놓는 스타일.
그러나 모든 일에 솔선수범 나서서 이것저것 챙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보고 있으면 참 신기.
그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서 새삼 나의 사회성지수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별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일이 없었음에도 속으로 계속 든 생각은
다시는 20명 이상 모이는 어떤 모임이나 관계는 될수 있으면 피하자. 는 것.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지혜가 쌓이는게 아니라 무지만이 쌓여간다는게 너무나 참을수 없다고나 할까
특히나 군대라는 것이라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필요없는 행동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남들에게 짜증하고
다른 사람 신경 안 쓰면 그만인걸 괜히 신경쓰는 나도 가끔은 바보같았다.
완전한 개인주의는 싫어하지만, 바보처럼 구는 집단은 더 싫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특이한 사람들은 주로 바로 옆소대인 4소대에 많았다.
엘리트 소대인 우리 소대랑은 다르게 그쪽은 밑바닥 인생이랄까 뭔가 늘 껄렁껄렁한 느낌도 나고
이런 저런 사고도 많이 나고 종종 우리랑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해서
우리는 늘 4소대 애들을 개념없는 애들이라고 불렀다.
4-1 : 4소대 소대장이 교육중이었다. 나름대로 유쾌한 소대장이었는데 한참 교육중에 4-1번이 갑자기 뒷문을 열고 나간다.
소대장이 황당해 하며 다시 불러 와서 어디가냐고 물어보니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을 간다고.
그러면 자기한테 허락을 받고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한참 교육중이라 방해가 될까바 그냥 나간거란다.
이놈때문에 우리는 한 10분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예의며 이런 것들에 대해 싸한 분위기속에서 교육을 받아야 했다.
얘는 군대 교육이 대학교 강의인줄 알았던걸까...
4-14: 최고로 어이없는 놈이었다. 4주교육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마음의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뭐 그동안 마음에 안 들었던거나 마음에 든거. 뭐 이런거 무기명으로 적는 시간인데
그때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그동안 불편했던 점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면서
농담조로 혹시 조교들이 식당에서 밥을 많이 먹고 그래서 불만이다. 이런 사람 있나? 했더니 이놈이 손을 쭈삣쭈삣 들며
"저.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됩니까?" 한다. 얘기하라고 했더니 조교들이 훈련병들보다 반찬을
두배를 가져가서 훈련병들이 반찬을 못 먹은 적이 있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봤냐고 물으니 본인이 직접 당했다고.
이 얘기 하는 순간 주위의 애들이 모두 이 놈을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깟 반찬 못 먹은게 그리 가슴에 맺혔을까. 하는 생각이.
조교들 반찬 두개 먹는게 그리 배아팠을까. 순간 그 인간이 매우 처량해보였다.
3. 적응하기
사람이 참 적응의 동물이라는게 겨우 4주 있는건데도 군대라는 곳에 적응을 참 잘한다.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건 뭐 먹을때. 식당에서 밥먹을때도 그렇고 주말에 PX회식이라고 해서
조교들이 PX에서 과자같은 것들을 사서 먹으라고 주면 사람들이 어찌나 열심히 먹는지.
초코파이나 단것에 대한 열망은 다들 왜 그리 강해지는지.
사회에 있을때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코파이나 초코렛 들어간 것들을 한달동안 안 먹는다고
이렇게 먹고싶어지거나 이러지 않을텐데 왜 군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것들을 저렇게 찾는지 이해가 안 가기도 했다.
(심지어 퇴소하고 의정부역에 와서는 다같이 매점에 가서 초코바며 초코과자를 사서 전철에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고정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군인은 단걸 먹고 싶어한데. 라는..
3주차정도 되니깐 조교들이랑도 어느정도 친해지고 훈련병들끼리도 친해지고하니
이제 슬슬 쉬는 시간이면 서로 수다떠는게 주된 일상이 되고 군대유머에 익숙해진다.
바깥 사람들이 들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군대에서만 통하는 유머들에 서로 킥킥대고 웃고
조교들 성대모사. 교관들 성대모사하다 걸려서 벌점도 받고. 그렇게 잘 살아가더라~
4. 남은것
주야간행군할때 양말 두개 신고 갔다가 생겨버린 500원짜리 크기만한 물집 두개
4주동안 한번도 빨지 않아 쾌쾌한 냄새가 나던 내복-_-
부대에 있을때는 안 그러다가 어이없게 민감해진 추위.
아직도 컬컬한 이놈의 목감기.
군번줄도 안 주고 달랑 표딱지 두개만 받은 군번표.
한달 남은 병특기간 (만세)
나란 인간은 뭐 다른 경험을 한다고 해서 아 앞으로 잘 살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는 인간이 아니다.
군대 다녀왔다고 아 이 규칙적인 생활을 계속 유지해야지 라고 다짐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어 라고 다짐하는 인간도 아니고
사회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그런 적응력 대빵 강한 인간이다.
이제 슬슬 잊혀져가는 군대에서의 기억을 남겨두고자 그냥 끄적여본다~
2004년이 저물어가는 12월 말부터 2005년 1월까지 4주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경기도 연천군 대광리에 위치한 제 5사단 열쇠부대 신병교육대대 3중대 3소대.
4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사회와는 떨어져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왔으니
몇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1. 추워요.
훈련 들어가기 전에 별로 훈련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도 안 해보고, 준비도 안 하고 알아본것도 하나도 없었는데
나중에 부대에 들어가서 경험해보니 부대가 위치한 연천이라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추운곳이랜다.
보통 철원이 제일 춥다고들 생각하는데 철원 바로 옆에 위치한 연천이 그 분지지형 어쩌구때문에 더 춥다고
부대 관계자가 말하던데 뭐 그러 지형에 관계된 것은 잘 모르겠고 아무튼 추운건 사실.
처음 부대 입소하는 날. 의정부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꽃무늬 교외선 기차를 갈아타고 70분을 가서 대광리역에 내렸는데
공기가 어찌나 매섭던지. 내가 살던 곳에서 겨우 두시간 왔을뿐인데 공기의 기운이 참 다르네.
4주동안 제일 낮았던 기온은 영하 22도.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흔히들 얘기하는 영하 30도 어쩌구.
서서 오줌을 누면 바로 얼어버리는 추위. 어쩌구. 이런 것들이 다 뻥같은데 (대부분 뻥 맞다.ㅋㅋ)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최저기온은 새벽 4시에 불침번 서다가 확인한 영하 20도였고
그날 새벽 5시에는 영하 22도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이날 내무반의 기온은 영상 16도정도를 유지했으니 실내/실외의 기온차이가 대충 40도정도 되는거지. 감이 잘 안 오더라;
좀 많이 춥다.-_-; 정병관이라고 해서 강당 비슷한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실내교육을 하는데
온도계가 있어서 함 봤더니 영하 7도. 오전 11시의 기온이었다. 발 시려워서 죽는줄 알았다.
제일 짜증나는건 콧물이 어는거-_- 다들 그런 경험 해보지 않았나?
정말 추운 날 코로 숨 들이마시거나 하면 콧구멍이 살짝 어는거. 늘 있는 일이었다.
훈련기간동안 훈련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각개훈련할때밖에 없었고
그밖에 괴로웠던건 오로지 이놈의 추위밖에 없었다.
춥고 먼지도 엄청 많다보니 거의 대부분 감기에 걸렸는데 덕분에 감기에 안 걸리는
체질이라고 자부하는 나도 야시꾸리한 감기에 걸려서 이상하게 돌아온 후에도
가끔 켈룩켈룩거리고 아직도 목이 아프고 그런다. 남들은 군대에서 걸린 감기는 나오면 바로 낫는다는데
난 몇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대로인지.
2. 사람들
보충역들로만 모여있는 사람들이라서 일단 나이가 현역들보다는 많고
다들 비슷한 부류의 회사를 다니거나 해서
좀 비슷할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이란건 참으로 다양하다는걸 새삼 느꼈다.
나는 3소대였는데 자칭/ 타칭 엘리트 소대였다. 사격을 하건 내무반 정리를 하건 뭘 하건
다른 소대보다 빨리 제대로 해서 조교들도 인정하고 우리끼리도 꽤나 좋아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이상하리만큼 열심히 했다고나 할까.
물론 나는 그런 축에는 들지 않고 언제나 중간만. 내가 맡은 것만 제대로 해놓는 스타일.
그러나 모든 일에 솔선수범 나서서 이것저것 챙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보고 있으면 참 신기.
그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서 새삼 나의 사회성지수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별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일이 없었음에도 속으로 계속 든 생각은
다시는 20명 이상 모이는 어떤 모임이나 관계는 될수 있으면 피하자. 는 것.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지혜가 쌓이는게 아니라 무지만이 쌓여간다는게 너무나 참을수 없다고나 할까
특히나 군대라는 것이라 더 그랬는지는 몰라도 필요없는 행동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남들에게 짜증하고
다른 사람 신경 안 쓰면 그만인걸 괜히 신경쓰는 나도 가끔은 바보같았다.
완전한 개인주의는 싫어하지만, 바보처럼 구는 집단은 더 싫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특이한 사람들은 주로 바로 옆소대인 4소대에 많았다.
엘리트 소대인 우리 소대랑은 다르게 그쪽은 밑바닥 인생이랄까 뭔가 늘 껄렁껄렁한 느낌도 나고
이런 저런 사고도 많이 나고 종종 우리랑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해서
우리는 늘 4소대 애들을 개념없는 애들이라고 불렀다.
4-1 : 4소대 소대장이 교육중이었다. 나름대로 유쾌한 소대장이었는데 한참 교육중에 4-1번이 갑자기 뒷문을 열고 나간다.
소대장이 황당해 하며 다시 불러 와서 어디가냐고 물어보니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을 간다고.
그러면 자기한테 허락을 받고 가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한참 교육중이라 방해가 될까바 그냥 나간거란다.
이놈때문에 우리는 한 10분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예의며 이런 것들에 대해 싸한 분위기속에서 교육을 받아야 했다.
얘는 군대 교육이 대학교 강의인줄 알았던걸까...
4-14: 최고로 어이없는 놈이었다. 4주교육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마음의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뭐 그동안 마음에 안 들었던거나 마음에 든거. 뭐 이런거 무기명으로 적는 시간인데
그때 중대장이 훈련병들에게 그동안 불편했던 점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면서
농담조로 혹시 조교들이 식당에서 밥을 많이 먹고 그래서 불만이다. 이런 사람 있나? 했더니 이놈이 손을 쭈삣쭈삣 들며
"저.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됩니까?" 한다. 얘기하라고 했더니 조교들이 훈련병들보다 반찬을
두배를 가져가서 훈련병들이 반찬을 못 먹은 적이 있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봤냐고 물으니 본인이 직접 당했다고.
이 얘기 하는 순간 주위의 애들이 모두 이 놈을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깟 반찬 못 먹은게 그리 가슴에 맺혔을까. 하는 생각이.
조교들 반찬 두개 먹는게 그리 배아팠을까. 순간 그 인간이 매우 처량해보였다.
3. 적응하기
사람이 참 적응의 동물이라는게 겨우 4주 있는건데도 군대라는 곳에 적응을 참 잘한다.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건 뭐 먹을때. 식당에서 밥먹을때도 그렇고 주말에 PX회식이라고 해서
조교들이 PX에서 과자같은 것들을 사서 먹으라고 주면 사람들이 어찌나 열심히 먹는지.
초코파이나 단것에 대한 열망은 다들 왜 그리 강해지는지.
사회에 있을때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코파이나 초코렛 들어간 것들을 한달동안 안 먹는다고
이렇게 먹고싶어지거나 이러지 않을텐데 왜 군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것들을 저렇게 찾는지 이해가 안 가기도 했다.
(심지어 퇴소하고 의정부역에 와서는 다같이 매점에 가서 초코바며 초코과자를 사서 전철에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고정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군인은 단걸 먹고 싶어한데. 라는..
3주차정도 되니깐 조교들이랑도 어느정도 친해지고 훈련병들끼리도 친해지고하니
이제 슬슬 쉬는 시간이면 서로 수다떠는게 주된 일상이 되고 군대유머에 익숙해진다.
바깥 사람들이 들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군대에서만 통하는 유머들에 서로 킥킥대고 웃고
조교들 성대모사. 교관들 성대모사하다 걸려서 벌점도 받고. 그렇게 잘 살아가더라~
4. 남은것
주야간행군할때 양말 두개 신고 갔다가 생겨버린 500원짜리 크기만한 물집 두개
4주동안 한번도 빨지 않아 쾌쾌한 냄새가 나던 내복-_-
부대에 있을때는 안 그러다가 어이없게 민감해진 추위.
아직도 컬컬한 이놈의 목감기.
군번줄도 안 주고 달랑 표딱지 두개만 받은 군번표.
한달 남은 병특기간 (만세)
나란 인간은 뭐 다른 경험을 한다고 해서 아 앞으로 잘 살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는 인간이 아니다.
군대 다녀왔다고 아 이 규칙적인 생활을 계속 유지해야지 라고 다짐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어 라고 다짐하는 인간도 아니고
사회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그런 적응력 대빵 강한 인간이다.
이제 슬슬 잊혀져가는 군대에서의 기억을 남겨두고자 그냥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