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딱후딱

2004. 11. 15. 11:04daily

2004년이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2004년이 끝나면 3년동안 해왔던 이놈의 지겨운 병특도 끝나버리고
이 지겨운 직딩생활에서도 잠시동안은 벗어날수 있으니까.
겨울이 오니 새삼 그런 생각이 더 드는것같다.
메신저의 대화명을 하루에 한번씩 고치면서, 숫자 하나씩을 제하면서
얼마 안 남았구나. 라는 생각보다 아이구 지겹다 이 생각만 드니..ㅎㅎ

일요일에 간만에 집에 하루종일 붙어있었다.
예전에 백수시절에는 저녁노을을 찍은 사진이 참 많았었다.
왜냐하면 보통 백수들은 새벽 3-4시쯤 잠이 들고 오전 10시~11시에 잠에서 깨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낮잠을 좀 자고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 오후 3-4시이기때문에
늘상 볼수 있는게 저녁노을이었다. (주로 집 창문에 기대서 많이 찍었다.)
어제는 오랫만에 그렇게 집 거실 창문으로 해 떨어지는 모습을 쳐다보다 잽싸게 뛰어올라가
카메라에 렌즈 두어개를 가져와서 사진을 찍어놓았다.


겨울옷을 담아두었던 옷상자에서 하나씩 옷을 꺼내고 있다.
3년전인가 4년전인가, 고등학교때 친구랑 같이 부평역에 가서 산 잠바를 꺼냈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고가였었는데 (7만원인가) 같은 디자인으로 나는 검은색을, 친구는 하늘색을 샀다.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보여주니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어쩔수 없이 하늘색으로 바꿔왔고
친구랑 나는 서로 만날때마다 옷때문에 서로 으르렁거렸다. 그 옷 입지 말라고.ㅎㅎ

오랫만에 꺼내입은 옷들은 느낌이 참 좋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 초입에 꺼내입은 긴팔옷들은
팔목 언저리 옷감이 느껴지는 까실까실한 느낌이 참 기분 좋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 초입에 꺼내입은 두툼한 겨울옷들은
두품한 팔목, 목덜미, 살짝 몸이 두꺼워지는 그 느낌이 좋다.
봄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면 짧은 반팔티셔츠를 입을때의 그 시원한 느낌이 좋다.



그 기분 좋은 느낌과 함께 오늘 아침엔 몇가지가 더 기분 좋았다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불던지 거리에 쌓여있는 낙엽들이 소용돌이치는 모습도 보고
사람들 머리가 흩날리는 모습을 보고...
유난히도 맑은 겨울 아침 차가운 공기를 느끼고 햇빛을 느끼고.

좋구나 좋아
당신도 좋은 월요일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