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way life

2004. 4. 30. 13:32daily

도시인의 생활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게 바로 지하철, 전철이리라
고등학교때부터 전철을 타고 통학을 했는데 그때는 학교가 인천쪽으로 세정거장을 가는 곳이라
아침에는 늘 전철이 썰렁하고.. 시원했드랬다.. 도시인의 괴로움을 몰랐을때다..

대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 도시인의 비애를 살짝 알아가기 시작했다
아침 9시에 수업이 있는 날에는 출근길의 직딩들과 만원전철에 찡겨가는 경험을 했다..
그래도 9시 수업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서든 9시 수업은 뺴려고 노력했으니.
또 내가 가는 길이 신도림까지는 사람이 복잡복잡하게 많지만
그 이후로는 한산한 길이라 큰 고생은 아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본격적인 직딩의, 도시인의 비애가 시작된다.
회사는 처음에는 잠원동에 있었다. 3호선 신사역에 더 가까운 잠원동...
그곳은 뭐 그다지 별 문제가 없었고, 다음에는 신사역 바로 앞으로 이사를 갔으나
아침에 온수역에서 7호선을 타고 논현에 내려서 걸어오면 그다지 먼길도 아니고
또 온수역은 7호선의 종점이라 아침에는 언제나 편안히 앉아서 올수 있었기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신사역에서 다시 한번 강남구청역 앞으로 이사를 갔지만 강남구청역 역시 7호선 라인이기때문에 편안하게 또 1년

그리고 이제 강남역앞으로 이사를 온다. 이 빌어먹을 강남역
아침에 인간들이 가장 개때처럼 많은 신도림 -> 강남의 2호선 라인
거기다가 인천행 -> 신도림 의 전철도 인간들은 가득차 있다. 뭔놈의 인간들이 그리 많이 사는지.

이제 강남으로 이사온지 10달쯤 된것같다.
어느정도 만원전철에도 적응이 되고 오히려 만원전철, 사방이 꽉 막혀있을수록
온몸에 힘을 풀고 가만히 옆사람에게 기대서 편하게 졸수 있는 능력까지 길렀으나
아직도 분노가 치밀어오를때가 가끔 있다


이들을 가리켜 지하철법칙에 거부하는 자..라 부르자
이들이 나를 분노하게 하는 행위는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이 전철에 타면 보통 창문쪽을 향해 서있는다. 지하철의 진행방향과 수직을 이루는 셈이다
그러나 간혹 이상한 사람들은 그와 정반대로 행동한다

남들이 다 창문쪽을 향해 보고 있는데 창문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창문을 등지고 서있는 사람이 있다
생각해보라. 사람들 많은 꽉찬 전철에서 내 바로 앞 사람이 나랑 마주보고 서있으면.
게다가 그게 남자라면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사실 여자도 부담스럽다-_-)

남들이 다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서있는데 혼자서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듯이
전철이 나가는 방향으로 서있거나, 과거퇴행적인 취향을 가졌는지 전철 진행방향과 반대로 서는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주위 사람 여럿 괴롭게 만든다 -_-


2.
전철에, 특히 사람 많은 전철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기가 내리는 곳까지의 소요거리에 따라
자신의 포지션을 정한다. 이는 지하철에서도 안내해 주는 것으로 오래 가는 사람들은 출입구에서 먼
깊숙한 곳에 가서 서고, 바로 내릴 사람들은 출입구 근처에 선다

허나 간혹 소풍을 가는 고딩들이나, 간만에 전철 타는 여중딩들. 그리고 어디 단체로 놀러가는 대딩들은
이 규칙을 홀랑 까먹고 출입구 앞에 원을 만들고 서있는다. -_-

자기들 단합심을 기르기 위해 원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 원으로 인해
사람들 타고 내리기 힘들고, 또 이렇게 원 만드는 애들은 또 말은 많아가지고
조금만 사람이 많거나 하면 비명을 꺅꺅 지르면서 분위기 어수선하게 만든다
지가 제대로 깊숙한 곳에 가서 서있으면 그런 일 안 일어나는데말이다.


3.
이는 요즘에는 거의 찾기 힘드나 간혹 보인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볼때는 집앞 대청마루에서 신문 볼때처럼 두손을 넓게 펴고 신문 양면을 활짝 편채로 보는게 아니다.
일단 요즘 나눠주는 공짜신문은 타블로이드판이니 반으로 접고
(일반 신문이면 심지어 1/4까지 접어주는 사람도 있따.맘에 든다)
될수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로 팔을 뻗치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어떤 아저씨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대청마루방식을 고수하니..-_-
꼭 이런 사람들은 눈치도 둔해서 주위 사람들이 눈치를 줘도 모른다.
줘도 모르나 -_-

그외에 기타 ..다리 90도로 벌리고 앉아 있는 넘들이나 정신없이 졸면서 갸우뚱갸두뚱, 침 질질 흘리는 넘들.
뭐 이런 사람들은 익히들 알고 있으니 패쓰~


아무튼 이런저런 사람들 속에 치여 사는게
그 속에 다양성도 발견하고 세상 이치도 배우는게
도시인의 생활이라지만

제발
눈치껏 살아라
니가 불편하고 내가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