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골거리다 잠시 일어남.

2002. 11. 11. 12:58daily

여전히 목소리는 끄억끄억 비명소리를 질러대지만
그래도 온몸을 감싸고 있던 그 무기력함은 조금이나마 사라져서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그럭저럭 일하는 중.

주말에 뭔가 할건 많을것같았는데
결국 토요일, 일요일 모두 거의 집에서만 머물렀고
참 간만에 뭘 할지 몰라 방황하는 멍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일요일. 잠에서 깨 시계를 보고 티비를 켜고 다시 누워 티비를 보고
컴퓨터를 켰다가 저릿거리는 오른팔때문에 다시 컴퓨터를 끄고
다시 누워서 티비를 보고, 배가 고파서 라면을 먹고
답답해서 창문을 열고, 바람이 차서 다시 닫고

야구하네..한국시리즈..
간만에 집에서 느긋하게 야구나 봐야지.
하면서 시청.. 특별히 응원하는 편은 없으니 맘편하게 보다.. 중간쯤에는 졸다가..;;
뒷부분 가서 극적인 승부 연출., 대역전극이라...
지켜봐주면서.. 또 한 소심하기에 눈물찔끔..흑흑..감동이잖아...

감격의 순간에 정규방송관계로 중계를 잘라먹는 우리나라 방송의 현실이 조금 안타까웠고
암튼.. 재미있는 승부였고...
야구가 끝나니 동기들이랑 만나기로 한 약속이 생각났지만 요양기간중이기도 하고
몸도 무겁고.. 또 그냥 재껴버렸다... 다시 티비앞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기

저녁을 일찍 먹고 방에서 티비를 보다 11시쯤 허전한 배를 달래기 위해 터벅터벅 동네 편의점으로 걸어갔다.
반팔티위에 두꺼운 오리털파카를 걸쳐입으니 왠지 모르게 든든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둥실둥실 떠올랐다


사랑한다는거
당신을 사랑한다는거
그리고 이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거
아니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라 당신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는거
비교할수 없는 여러가지가 있으니 굳이 비교하고 둘중 하나를 없애려 하지 않겠다는거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마음은 편한 곳으로 흘러갈것을 믿는다

한주의 시작.
11/11 이라는 홀쭉한 숫자이지만
잘 살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