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2010. 3. 29. 00:49ㆍdaily
2010, 하늘공원
보통 2월말에는 매화가 피고, 3월초에는 개나리가, 그리고 차례대로 목련과 벚꽃이 피면서 봄을 알리게 된다. 5-6년전쯤 운현궁에서 봤던 매화가 참 예뻤다. 개나리는 안양천 오금교 옆 서부간선도로를 따라 줄지어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용산에서 왕십리로 한강을 끼고 달리는 국철 옆으로 절벽에 가득 피어 있는 응봉역 옆의 개나리도 장관이다. 자폭하듯 떨어지는 하얀 목련꽃도 멋지고, 벚꽃이야 전국방방곡곡 여기저기 유명한 명소가 많다. 나는 이상하게 벚꽃하고만 인연이 별로 없어서 작년에야 처음으로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을 구경했다.
아무튼 이렇게 꽃이 오며 봄이 같이 오는데, 올해에는 이상하게도 봄님이 찾아오지 않으시네. 며칠전가지는 아침기온이 영하를 맴돌았고, 그래서 위에 열거한 저 많은 봄꽃이 하나도 안 피어있다. 언젠가는 저 봄손님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같이 찾아오겠지.
3월에는 이런 우중충한 날씨덕분에 내 카메라가 많이 쉬었다. 보통 매년 3,4월에는 올해 열심히 사진 찍어봐야지! 라는 각오와 함께 카메라도 매일 가지고 다니고 틈틈이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올 3월에는 달랑 한번, 그것도 황사가 무지무지 심한날 이런 장면은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찍은 사진 10여장이 전부
그래서 오랫만에 환한 햇살을 맞이한 오늘, 오랫만에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길을 나섰다. 백만년만에 가보는 하늘공원. 겨우내 방치했던 몸을 오랫만에 움직였더니 2시간정도 걷는 것만으로 몸이 상당히 뻐근해졌다. 그래도 아직 활짝 핀 꽃은 못 봤지만 옆에 활짝 핀 웃음을 보여주는 처자와 같이 다녔더니 꽃구경은 실컷한 느낌이네.
봄아 얼렁 오렴. 또 한번 꽃구경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