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것들에게 고함

2009. 7. 8. 02:08daily

2009, 선암사



요즘 뭔가 공허함을 느낀다. 하루, 일주일, 한달, 한 학기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벌써 1학기의 마무리를 할 시점이 되어버렸네. 아무것도 한 거 없이 그냥 그냥 잘 지냈다. 옆에 좋은 사람도 있고, 학교에서도 잘 지내고 가족들도 건강하다

근데 뭔가 허전하다. 특히나 요즘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와 낮잠을 한숨 자고 게임을 하고 티비를 보다 다시 잠드는 멍때리는 생활을 계속해서 하다보니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만 들어서 조금씩 마음이 심란하던 터였다.


사진 폴더를 열었다. 폴더 이름에 여행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만 찾아서 살펴봤다. 다시 가슴이 뛰었다. 다른 폴더를 열어보았다. 내가 이렇게 많은 길을 걷고 많이 담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잊고 있었던 참 많은 것들. 괜시리 미안했다. 잊고 있던 사람들, 풍경들, 시간들.

내 맘이 허전한 이유는 내가 지금 이 시간을 바보같이 계속 텅빈 공간으로 남겨둔채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을것같다.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 이런 감정들을 소박하게 남겨놓는 방법을 난 알고 있는데 그동안 또 냅두고 걍 흘려버렸다.

다시 콩닥콩닥거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