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2004. 3. 15. 23:33photo



손이 가는 풍경이 있다
이미 그런 류의 사진은 수도 없이 찍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이걸 찍으면 이렇게 나올테고 나는 이렇게 느낄꺼야 라고
빤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부산스럽게 카메라를 찾아서 잽싸게 손에 들고 구도며 뭐며 별로 생각도 없이
바로 찰칵찰칵 하고 찍어버리는 그런 풍경들이 있다.

가장 최근
로모의 180번째 롤중의 한 장의 사진

용산에서 집에 오는 길
그저께 온 눈이 쌓여있는
해가 지는 철길
그리고 하늘에 솟은 굴뚝 하나
높은 곳 바람 불다


사진이 어떻게 나와도 좋다
살아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