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001. 12. 13. 01:17ㆍphoto
Pen EE-3, Kodak Max 400, Skopi filmscan
from pen #9, 학교
가끔 이런 시간에..
햇빛이 조용하게 비치는 벤치에 앉아
깨끗한 종이에.. 느낌이 좋은 펜 하나 꺼내고
저 멀리 애들이 뛰어노는 소리 아련하게 들리면서
편지를 사각사각 쓰고 싶다
to 누구누구.
잘 있었냐
뭐하며 지내는지 모르겠다
알것같으면서도 모를것같은게 사람이라더니
정말 사람이 제일 어려운것같다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면 제일 모르는 거였으니말이지
연말이라 바쁘겠지?
그래도 가끔 연락해라
난 죽은둥 사는둥..그렇게 살고 있는데
과연 이제 죽은건지 살아있는건지 모를때가 가끔 있다
언젠가는 누군가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게 해주겠지
아주 나중에...
꼭 피 끓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이젠
안 까먹고 종종 쓸게..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