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기일이나 아부지 기일에도 이제는 눈물이 나지 않는데 왜 10월 27일이 되면 아직도 눈물이 날까. 나는 생각보다 꽤나 불효자인가보다.
숫자나 날짜를 잘 기억하지 않는 편이라 모르고 지나갈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여기저기서 마왕을 얘기하는 걸 듣게 된다. 오늘도 유튜브를 뒤적거리다 마왕을 추모하는 영상을 보게 되고 1시간짜리 깔깔거리면서 가볍게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보면서도 중간중간 훌쩍거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2년 전 10주기 콘서트에서도 그랬다. 첫 곡이 시작하기 전 화면에 넥스트의 붉은 새 로고가 나오는 순간. 오리지널 멤버들이 무대 위에 올라오는 순간. 펑펑펑 울기 시작했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내 주위 내 또래 사람들 모두가 다 그랬던 것 같다. 옆에서 같이 공연을 보던 아내는 내가 너무 울어서 의아하게 쳐다보기도.
엄마 돌아가셨을때 느낀 제일 큰 상실감은 이제 더이상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해줄 사람이 사라진것이었는데, 마왕이 사라지면서 같이 가져가버린건 내 청소년기에서 20대 초반까지 지금의 내 정체성을 만들던 그 시기에 늘 옆에서 조곤조곤 알려주던 누군가와의 추억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눈물이 많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댓글창에 나처럼 울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서 나만의 유난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타까운 슬픔이라는 생각이 들어 왠지 모를 위로가 되기도 한다.
얼마나 나이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그런건 아마 없겠지?